원ㆍ달러 환율이 3일 연속 하락하며 940원선마저 위협하는 등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 추세가 재연되고 있다. 특히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ㆍ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돼 한동안 잠잠했던 글로벌 달러 약세의 여파가 다시 가시화될 전망이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50전 하락한 943원40전으로 마감했다. 최근 3일간 원ㆍ달러 환율은 무려 17원20전이나 급락하며 지난 6월5일의 943원 이후 한달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0전 오른 945원에서 거래를 시작했으나 중공업체ㆍ전자업체 등을 필두로 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몰리면서 940원선을 지속적으로 위협했다. 이후 역외매수 등으로 낙폭을 줄이며 943원선으로 올라선 뒤 횡보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원ㆍ달러 환율이 940원대까지 내려가는데다 네고 물량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도 약달러 위기감이 가속화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54명의 외환전략가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번주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으며 유로화 매수(달러 매도)를 권고한 비율이 50%로 지난 주의 43%보다 7%포인트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은 달러화가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엔화 매수의견 비율도 39%에서 52%로 급증했다. 메릴린치 런던 지점의 알렉스 파텔리스 전략가는 “달러화 환율은 앞으로 하락세를 지속할 것”이며 “3ㆍ4분기에 유로화가 달러화 대비 1.34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위안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도 한동안 돌이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상하이증권보는 3일 인민대학 보고서를 인용, 올해부터 오는 2010년까지 5년간 진행될 ‘제11차 경제개발규획(規劃)’ 기간 중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해마다 2~8%씩 절상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에서 지난해 7월21일 위안화의 달러화 페그제가 폐지된 후 지금까지 약 11개월 동안 1.35% 절상된 데 비하면 절상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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