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12일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MBS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시점에 일시적으로 국채 발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금융위가 참여하는 가계부채협의체에서 관련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도 "매월 국채 발행물량은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면서 "아직 금융당국에서 구체적인 요청이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MBS 공급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고려할 때 국채 발행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정부의 이런 입장은 MBS시장의 만기별 공급량과 수요 간 불일치에 따른 채권시장 교란 우려 때문이다. 대출채권을 주택금융공사에 넘긴 16개 시중은행은 전환규모만큼 MBS를 매입해 1년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은행들은 주로 1~3년 만기의 MBS를 선호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에서는 MBS 발행이 쏟아지기 전 서둘러 단기물을 확보하려는 움직임 속에 단기물 품귀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MBS 발행이 집중되는 5월과 6월, 만기 5년 이상의 국채 발행을 줄이면 시장에서 중·장기물 MBS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올해 예정된 국채 발행물량은 102조 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가용재원 확보가 아닌 시장조성 목적의 물량은 8조원가량 된다. 시장조성분 국채의 경우 발행을 줄이는 데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안심전환대출 판매로 발행되는 34조원의 MBS 중 5년 이상 중·장기물은 13조원 안팎 수준인데 시장에서는 국채 장기물 발행 감소폭이 13조원의 절반인 대략 6조~7조원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채권연구원은 "MBS는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을 빼면 사실상 국채 대체재 성격을 띤다"며 "채권시장이 전반적으로 수요 과잉 상태인 만큼 국채 발행이 줄면 은행의 MBS 중·장기물 매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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