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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골프] 김해중 서일대 골프지도과 교수

한 1년 전쯤 일이다. 평소 기본과 예의를 강조한다는 한 근엄한 사장님과 함께 그분의 근사한 외제차를 타고 라운드를 간 적이 있다. 라운드 중반쯤 그 분의 티샷이 크게 슬라이스가 나서 나무가 많은 러프에 떨어져 같이 볼을 찾게 됐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렇듯 라운드를 하기 전 볼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볼로 플레이 했는지 물었다. 그분의 대답은 `티틀리`로 쳤다는 것이었다. 언제 새 브랜드의 볼이 나왔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그리고 다음 순간부터 계속 웃음이 터져 나와 허벅지를 꼬집어 가며 플레이를 해야만 했다. 그 분이 `티틀리`라고 했던 볼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타이틀리스트`였던 것이다. 그 `티틀리` 이후 당당하고 중후해 보이던 그 분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해프닝 하나 가지고 사람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골프를 하는 사람이 적어도 자신이 쓰는 제품에 대한 이름쯤은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분의 다른 장점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다른 아마추어 골퍼들이나 심지어 골프를 배우는 학생들 중에도 가장 기본적인 룰이나 에티켓, 골프 용어에 대해 무심한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스코어가 좋아도 진정한 골퍼로 인정 받기 힘들다. 특히 비기너들을 보면 룰이나 에티켓, 용어 등은 신경 쓰지 않은 채 무조건 볼을 맞추는 연습에만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사람은 시작부터 틀렸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골프 용어는 거의 영어로 돼 있고 우리말로 바꿔 부를 만한 것도 없으니 어색하고 입에 붙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정말 골프를 좋아하고 즐기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신경을 써서 익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파란 눈의 서양인들이 모두 한국어로 된 태권도 용어를 열심히 배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용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적절한 말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룰에도 무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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