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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않고 땅값 오르기만 기다려…전국 곳곳 '반쪽 산단'

■ '개점휴업' 지방공단 가보니…<br>계약후 3년내 가동 독려해도 강제성 없어 '공동화' 심화<br>국토부·산단공·지자체등에 분산된 관리권 일원화 시급

지난 2007년 조성된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의 한 공장용지. 수년째 생산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채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폐허로 변해 있다.


SetSectionName(); 착공 않고 땅값 오르기만 기다려…전국 곳곳 '반쪽 산단' ■ '개점휴업' 지방공단 가보니…계약후 3년내 가동 독려해도 강제성 없어 '공동화' 심화국토부·산단공·지자체등에 분산된 관리권 일원화 시급 부산ㆍ제천=이유미기자 yium@sed.co.kr 지난 2007년 조성된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의 한 공장용지(왼쪽)와 제천산업단지(오른쪽). 수년째 생산시설이 들어서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거나 철근골조만 썰렁하게 서 있다. /이유미기자 ImageView('','GisaImgNum_3','default','260'); 지난 2007년 조성된 부산 기장군 정관산업단지의 한 공장용지. 수년째 생산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채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폐허로 변해 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중앙고속도로에서 제천IC를 빠져 나와 채 1㎞를 가기도 전에 제천산업단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평평한 부지에 바둑판 무늬로 조성된 산업단지는 오랫동안 방치된 사이에 어린아이 키만큼 자라난 잡초들 때문에 언뜻 보기에는 공장부지임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다. 하지만 버려진 땅을 연상케 하는 이 토지는 5년 전 분양 당시보다 가격이 40%나 오른 '금싸라기' 땅이다. 지난 2005년 충청북도가 한방바이오밸리로 육성하기 위해 제천시에 조성한 이 산업단지는 조성 6년차를 맞은 지금까지도 입주계약 체결업체 47곳 중 절반인 24곳만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한 집 건너 한 집은 공터로 남아 있다. 드문드문 신축공사를 알리는 펜스와 플래카드가 걸려있지만 단지를 찾은 27일에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인지 일손을 움직이는 인부의 모습 대신 트랙터 한 대와 빈 트럭만이 공사장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제천시의 한 관계자는 "입주계약 체결 후 3년 안에 공장을 가동하도록 업체들을 독려하고 있지만 강제성도 없고 일손이 부족해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지방 산업단지가 당초 분양 받았던 입주기업들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극심한 공동화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 지방 산업단지의 경우 조성 이후 5년이 지나도록 공장 가동은 물론 시설물조차 없이 '개점 휴업' 중인 곳이 부지기수다. 산업단지 입주계약을 체결해 놓고도 시설물을 건축하지 않는 업체의 경우 대개는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이라는 것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산업단지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던 2004년(19건) 이후부터 2008년까지 매년 평균 40건 안팎의 불법 매매가 적발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특히 2004년과 2005년의 경우 불법 매매를 포함한 위법 적발건수가 372건에 달해 시중부동산 투기바람이 산업단지까지 거세게 휘몰아쳤던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815개 산업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의 공장가동률은 87.8%에 달했지만 평균 가동률을 밑도는 단지가 약 220곳, 50%에도 못 미치는 단지도 46곳에 달했다. 임대 수요가 몰리는 서울 및 수도권의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의 평균 가동률이 각각 89.7%와 94.7%였던 점을 감안하면 미가동 업체는 대부분 지방에 편중된 셈이다. 산업단지는 조성원가로 토지를 공급하기 때문에 주변 시세보다 20%가량 저렴하고 입주기업에는 취득ㆍ등록세 면제, 5년간 재산세 및 종부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이 제공돼 전국적으로 분양률이 98%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진법)에서는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공장설립 완료 후 공장 부지를 처분하도록 하고 있으며 부득이한 사정으로 공장설립 이전에 토지를 매각해야 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관리기관에 양도하거나 관리기관이 지정하는 제3자에게 분양원가에 양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토지 분양을 받아 입주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업체가 공장 시설을 건축하지 않아도 이를 단속할 규정이 제대로 없다는 것. 현행 산집법에서는 산업단지 입주계약 체결 후 3년 이내에 공장을 착공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미착공 업체에 대한 강제 규정은 어디에도 없다. 게다가 산업단지 지정권은 국토해양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관리권은 산업단지공단과 지자체가 나눠 갖고 있는 파편적인 관리체제하에서는 전국에 산재한 산업단지의 체계적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허점투성이인 관리체계는 투기세력을 불러들이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에 따른 지가 상승은 가뜩이나 극성인 투기를 더욱 부추기를 꼴을 낳는다. 실제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 산업단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연평균 10.9%로 같은 기간 전국의 지가상승률을 2.5배나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가파른 지가 상승과 투기세력을 걸러내지 못하는 제도적 허점이 전국 곳곳에 '반쪽짜리'산업단지를 양산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 해소를 위해 일각에서는 산단공을 중심으로 산업단지 관리권을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 해당 부처들은 난색만 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고 지자체가 갖고 있는 각종 인허가권을 산단공에 이양할 경우 건축법 시행 부처인 국토부와 지식경제부 간 마찰이 불 보듯 뻔한 실정이다. 산단공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산업단지 개발시 산단에 파견되는 지자체 소속 공무원이 각종 인허가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주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국내의 경우 기업체가 인허가를 받기 위해 산단공과 지자체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하는 반면 실무자들은 관리 책임을 회피할 여지가 높아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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