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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보수적 여신전략… 中企·개인 대출통로 막힌다

하반기 구조조정 등 영향 재무건전성 제고 주력<br>안전한 주택담보·대기업 대출등은 늘려 '양극화'



은행들이 보수적인 여신전략을 수립함에 따라 대출통로가 막히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반기부터는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재무건전성 제고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통로가 꽉 막힐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차별화에 나서면서 신용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과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개인들이 자금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 신용위험 상승=하반기 기업들의 자금수요는 많아지는 반면 은행들의 대출문턱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정부의 보증조치가 지난달 끝나면서 중소기업들의 대출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관측돼 중소기업 자금난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국내 16개 금융회사 여신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대출행태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은행의 3ㆍ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출태도지수는 기준치인 0을 크게 웃돌수록 앞으로 대출이 많아질 것으로 여기는 응답자가 많고 신용위험지수는 0을 상회할수록 신용위험이 커진다고 판단하는 응답자가 많다는 뜻이다. 대출태도지수는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4ㆍ4분기 -23을 기록, 최저점을 보였으며 올 1ㆍ4분기에 8로 올라갔지만 2ㆍ4분기 4에 이어 3ㆍ4분기에 다시 3으로 내려 앉았다. 이처럼 대출태도지수가 낮아진 것은 은행들의 신용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용위험지수는 1ㆍ4분기 18에서 2ㆍ4분기 16으로 내려앉은 뒤 3ㆍ4분기에 다시 20으로 올라갔다. 신용위험지수가 상승한 것은 가계부채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세가 점쳐지고 중소기업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응답자들은 "중소기업 보증확대와 만기연장 조치가 상반기로 끝나고 하반기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시작되면 한계기업의 자금난과 신용위험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은행 문턱은 높아지는 반면 기업들의 대출수요는 오히려 더 많아진 것으로 관측됐다. 대출수요 지수는 올 1ㆍ4분기 -6에서 2ㆍ4분기에 -3으로 올라온 뒤 3ㆍ4분기에는 다시 11로 훌쩍 뛰어올랐다. 특히 중소기업은 보증만료에 따라 2ㆍ4분기 9에서 3ㆍ4분기에는 25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대출도 양극화=은행들이 보수적인 대출전략을 짤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대출이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은행들은 안전성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은 늘리는 반면 개인 신용대출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6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3조5,176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1,169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10월 1조2,458억원이 증가한 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웃돈 것이다.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 대출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59조2,042억원으로 전월보다 8,846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 53조7,702억원이던 대기업 대출은 올 들어 매달 꾸준히 증가하면서 6개월간 5조4,000억원이나 급증했다. 반면 중기대출과 개인 신용대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6개 시중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314조7,982억원으로 전월보다 9,431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말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개인신용대출도 71조8,120억원으로 전월보다 4,451억원, 지난해 말에 비해서는 1조1,000억원가량 줄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철저하게 대출전략을 차별화하고 있다"며 "안전성이 높은 대기업과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늘리고 있는 반면 위험이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 신용대출에는 현미경 심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건설ㆍ조선ㆍ해운 등 한계기업에 대한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고 있고 부실자산 처리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 차별화'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3월 금융 당국이 예대율(대출금을 예금으로 나눈 비율)을 10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에 나선 것도 대출통로가 좁아지는 원인이다. 6월 말 기준 신한ㆍ우리ㆍ외환ㆍ한국씨티ㆍSC제일은행 등은 예대율이 100%를 밑돌고 있다. 올해 말까지 100% 밑을 유지할 경우 올해 예대율은 2003년 말(95.4%) 이후 7년 만에 100%를 하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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