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보험사들이 이달 공시이율을 또다시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장기 저금리 및 이에 따른 역마진 우려를 피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특히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경영이 맞물리면서 공시이율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계약자들로선 그만큼 우울한 상황이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 등 주요 생보사들이 7월 공시이율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 등을 반영해 금리연동형 상품에 적용하는 이율을 말한다.
삼성생명은 저축·보장성 공시이율을 전월보다 각각 0.03%포인트, 0.06%포인트 낮췄다. 한화생명은 저축·보장성 공시이율을 0.01%포인트, 0.02%포인트 낮춘 3.96%, 3.89%로 조정했다.
교보생명도 각각 0.02%포인트, 0.07%포인트 낮췄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흥국생명·동양생명 등도 0.02%포인트가량 하향 조정했다.
생보사들은 올들어 공시이율을 계속 내리고 있다.
한화생명의 연금 공시이율은 지난 1월 4.0%에서 이달 3.89%로, 같은 기간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은 4.05%에서 3.96%로 내렸다.
손보사는 대부분 공시이율을 동결했지만 생보사에 비해 저축성 상품 비중이 현저히 낮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들의 7월 평균 공시이율은 저축성보험 3.9%, 연금보험 3.8%, 보장성보험 3.7%로 지난 10월 이후 같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공시이율 하향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여파로 자산운용 이익률이 고객이 낸 보험료적립금에 보태야 할 이율보다 낮아지면서 역마진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의 올 1·4분기 평균 운용자산이익률은 4.5%인 반면 보험료적립금에 붙여야 하는 평균이율은 5.2%로 0.7%포인트 더 높다.
금융당국도 공시이율의 보험사 임의 조정 폭을 기존 10%에서 20%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금리 추세에 맞춰 자의적인 공시이율 조정폭을 늘려줘야 한다는 보험사 요구를 들어준 셈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 뒤따르지 않는 한 공시이율 하락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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