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 펀드를 운용하는 40개 운용사 가운데 연초 후(10월 1일 기준) 한국밸류운용이 2,465억원, 신영자산운용이 2,419억원을 끌어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사 가운데서는 KB자산운용이 2,132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체면을 차렸다. 이들 3개사의 순유입액은 전체 연초후 순유입액(8,563억8,000만원)의 82% 수준에 육박해 이들 3개사에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324억원), 미래에셋(192억원), 신한BNPP(52억원) 등 대형운용사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는 연초후 105억원이 빠져나갔다.
대형사들은 이처럼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전하자 대신 퇴직연금 가입자들을 붙잡기 위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에 맞는 상품들을 다양하게 구성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손수진 미래에셋자산운용 퇴직연금마케팅본부 팀장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투자 욕구 다양화에 대비해 중위험·중수익 상품, 해외투자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며 "'그레이트컨슈머', '글로벌다이나믹' 펀드와 같이 타사들과 차별적인 상품들이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올리면서 분산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BNPP운용은 단기적으로는 안정성을 높인 자산배분형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중장기적으로는 주식 비중을 늘린 상품라인업 구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금융 당국이 내년부터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보유 한도를 기존 40%에서 70%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주식혼합형 상품이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송한진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 연금솔루션센터장은 "현재 실적배당형 상품 가운데 70~80%가 채권에 60%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상품에 집중되어 있다"며 "규제가 완화되면 주식을 70% 담는 주식혼합형 퇴직연금 상품 출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 부문에서 운용사들 간 성과가 갈릴 것으로 보고 정책 변화에 발맞춰 상품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운용은 퇴직연금이 장기상품인 만큼 운용의 일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용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차장은 "가치주가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는 없기 때문에 일관적인 철학을 보유한 대형주 펀드나 혼합형 상품이 중장기적으로는 각광받을 것이라고 보고 마케팅을 꾸준히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운용 역시 13개의 다양한 퇴직연금 라인업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KB운용은 다양한 연금 라인업으로 승부하면서 지난해 말 대비 가장 많은 순자산 증가액(2,930억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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