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올해 철강업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비결은 원료인 철광석 가격 하락이다. 원료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비해 완제품 가격의 낙폭은 작아 마진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은 올 들어 40% 이상 급락하면서 톤당 70달러대까지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지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철광석 가격 하락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호주 최대 광산업체인 BHP빌리턴을 비롯한 광물 메이저 회사들 역시 내년에 철광석 채굴 비용을 낮춰 가격 하락에 대응하되 생산 물량은 늘린다는 계획이어서 수급 구조 측면에서 가격 하락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내년 철광석 가격이 톤당 60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저가 철강재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철강 업계가 대대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우리 철강 업계에 호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병국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국 철강 업체들은 '저수익' 시대를 지나 사실상 '제로(0) 마진'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적자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중국 정부 역시 철강 업계의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어 중국발(發) 철강 과잉 현상이 내년부터 잦아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는 중국의 철강생산량이 오는 2018년을 정점으로 꺾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 철강업체의 해외 투자 사업이 내년부터 본격적인 결실을 맺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동국제강과 포스코 등이 합작해 브라질 북동부 페셈 산업단지에 건설하고 있는 일관제철소는 내년 연말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화입식을 거쳐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제철소는 연간 300만톤 규모의 슬라브를 생산하게 돼 남미 시장을 본격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의 경우 내년 4월 베트남에서 연산 100만톤 규모의 형강·철근 생산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며 최근 개혁 바람이 불고 있는 인도 시장 공략 역시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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