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조세개혁소위는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쪽으로 논의의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는 기획재정부에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부과에 따른 영향 등을 4월 임시국회에서 보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앞서 금융소득과세 방안으로 파생상품에 0.0001%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안을 추진했지만 국회는 양도세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보고 이를 입법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추진하는 파생상품 양도차익에 10% 소득세를 부과하는 법안이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파생상품거래에 양도세를 부과하면 현물시장인 주식시장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반발했다. 주식현물과 연동되는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으로 얻은 차익에 과세를 하면 현물 매수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세를 건별로 할지, 1년치 거래를 모아서 할지도 불투명하고 건별·연별로 데이터를 종합한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아 양도세를 거두면 파생상품 거래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며 “파생상품은 지난 몇 년간 침체해 새로운 상품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 양도세를 부과하면 더 어려워져 함께 헤지거래되는 현물까지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양도세 부과 방안에 대해 국회와 조율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현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주식현물에는 거래세를 매기고 파생상품에는 양도세를 부과하면 과세가 달라 규제차익이 생길 수도 있다”며 “업계가 위축된 만큼 여러 시뮬레이션을 거친 후 국회와 의견을 조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반발이 만만치 않아 4월 입법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고위관계자는 “국회에서 거래세보다 양도세가 업계에 충격을 덜 줄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이를 추진했다”며 “하지만 앞으로 과세이연과 업계 반응 등을 듣고 더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4월 국회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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