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5일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92.7%가 환율하락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 53.1%였던 것에 비하면 3개월 새 피해기업이 40% 포인트 가깝게 늘어난 것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전, 자동차부품 기업은 전부가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이들 업종은 원화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는데 반해 엔화가치는 급락하면서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기업에 밀리기 때문에 피해가 심각하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고무ㆍ플라스틱, 정보통신기기, 조선ㆍ플랜트, 기계ㆍ정밀기기 등의 업종도 각 90%가 넘는 피해율을 보였다. 이에 비해 환율 하락으로 원가가 떨어지는 석유화학과 철강ㆍ금속 기업의 피해율은 80%대 중반으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주요 피해유형(복수응답)은 '이미 수출을 계약한 물량에 대한 환차손 발생'이 67.6%로 가장 많았고, '원화 환산 수출액 감소로 인한 채산성 악화 및 운전자금 부족'(27.7%), '수출단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21.6%) 등도 있었다.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 30%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대책이 있다는 기업(69.1%)도 대부분 원가절감(58.3%)을 통해 버티는 수준이었다. 환율하락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할 여지가 있는지 물음에 47.3%는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원-달러 환율 외에 엔저 현상으로 피해를 본 기업도 41.4%에 달했다.
수출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대책(복수응답)으로 ‘안정적 환율 운용’(81.3%)과 ‘원자재가격 안정’(39.7%), ‘해외 전시회ㆍ마케팅 지원’(23.3%), ‘기업 환위험 관리지원’(22.0%) 등을 꼽았다.
손영기 대한상의 환율피해대책반 팀장은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환율 변동폭도 지난해보다 커질 것"이라며 "환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중소수출기업 정책금융 지원제도 등을 잘 활용하고 제품 차별화 등으로 비가격 경쟁력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환율대책반 사무국(02-6050-3446)과 기업애로종합지원센터(1600-1572)에서 관련 상담과 환율변동위험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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