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마음 편하게 소변을 볼 수 있는 권리를 달라!” 이 곳에서는 아무 곳에나 일(?)을 보면 안된다. 시민들의 용변마저 관리하는 정부는 정해진 장소 외에서 용변을 보면 체포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비밀스런 공간인 유린타운으로 쫓아낸다. 어느날 가난한 스트롱 영감이 참지 못하고 정해진 장소가 아닌 곳에서 일을 보는 바람에 사건은 터지고 만다. 예외 없이 스트롱 영감도 유린타운으로 보내진다. 한편, 시민들은 용변 사용료가 다시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한다. 분개한 시민들은 스트롱의 아들 바비를 중심으로 용변 관리회사인 유린 굿 컴퍼니를 대상으로 저항을 결심한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유린타운이 실체가 없는 죽음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폭동이 일어난다. 모든 화장실 유료화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독재와 시민들의 저항을 코믹하게 다룬 뮤지컬 ‘유린타운’ (Urine Town)이 뮤지컬 즐겨 찾기 네 번째 작품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01년작으로 오프 브로드웨이(500석 미만의 중소형 극장)에서 롱런하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생리현상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적절한 패러디와 유머감각을 이용해 혁명적이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가볍게 풀어 내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린타운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듯한 장면이 연속되고 익숙한 노래가 들려온다. 작품은 ‘햄릿’ ‘레 미제라블’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 고전 작품에서 많은 장면들을 따왔다. 그렇다고 히트 고전의 하이라이트를 모아놓은 갈라 콘서트는 아니다. 작품의 주제와 어려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위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표현방법이라는 것이 제작측의 설명이다. 작품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무엇보다도 음악에 있다. 토니상 작곡상을 거머쥘 정도로 완성도 높은 음악은 유린타운을 더욱 알차게 만든다. 랩, 가스펠, 재즈, 흑인영가, 컨츄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섞여있으며, 전자음 대신 어쿠어스틱 악기들만으로 연주해 전체적인 극을 활기차고 따뜻하게 만든다. 유린타운은 독재와 권력 그리고 인간의 욕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명작의 패러디에 실어 신랄하게 풍자하며 다시 태어나 관객들에게 웃음에 녹아든 눈물의 절규를 외친다. 자유를 달라고…. 23일부터 신씨뮤지컬 극장 (02)577-1987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