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국국제아트페어 폐막 세계적 '미술장터' 발돋음판매실적 지난해 보다 두배 늘어 200억원해외화랑 "전시 규모·수준 최고" 잇단 극찬인기작가에 쏠림 현상 심해 투기 우려도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유화 20억원), 막스 에른스트(Max Ernst, 유화 1억원), 배병우(사진, 5,000만원), 여동헌(판화, 25만원)… 13일 막을 내린 2007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판매된 작가들의 작품들이다.‘아시아 미술의 활성화와 국내 미술의 국제무대 진출 확대’를 목표로 서울 코엑스(COEX)에서 9일부터 닷새동안 열린 KIAF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두 배 커진 판매실적 200억원을 기록할 만큼 풍작을 거뒀다. 관람객도 지난해보다 늘어 6만5,000명이 다녀갔다. 올 KIAF를 결산한다. ◇세계적인 미술시장에 견줘도 손색없어=2년 전만 해도‘국내용 잔치’에 머물렀던 KIAF가 규모면ㆍ수준면에서 모두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인 미술시장의 호황에 힘입어 전체 208개(국내 116개, 해외 92개) 화랑이 참가해 전시장 규모가 지난해 태평양 홀에서 대서양 홀로보다 두 배 이상 커졌지만 몰려드는 관람객과 고객들로 오히려 좁아 보일 정도였다. 행사의 수준향상에 대해 해외 화랑들의 감탄이 이어졌다. 특히 국내 아트페어에서 매년 선전하고 있는 독일계 화랑들은 전시 규모와 수준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의 메이저급 화랑인 디(Die)갤러리 피터 펨퍼트 대표는“3년 전에는 장식성이 강한 작품들 일색이었으나 올해는 예술작품을 많이 만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며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한국에 지점을 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틀 만에 작품 대부분 팔려나가=국내 미술시장이 정점에 다다랐다는 일각의 우려를 뒤로한 채 개막식이 열린 8일부터 컬렉터들이 몰렸다.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던 컬렉터의 연령층이 대폭 낮아져 40대 초반 남성들의 작품 구매가 늘었다. 참가한 한 화랑 대표는“유난히 젊은 남성들이 많이 띄었다”며 “화랑에 찾아온 고객들도 변호사ㆍ의사 등 40대 전문직 남성들로 수표를 들고 돈 되는 작품을 구입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인기 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노화랑에서 선 보인 이수동의 작품 40여 점은 첫날 판매가 됐다는 빨간 딱지가 대부분 작품에 붙어있었으며, 박영덕 화랑의 박성민ㆍ도성욱, 이화익 갤러리의 이정웅, 아트파크의 김동유 등도 판매가 끝났다. 외국화랑 중에서는 국내 미술시장을 꿰고 있는 독일계 화랑의 판매가 성공적이었다. 또 일본 화랑도 지난해 보다는 실적이 좋아졌다. 독일의 폰데어방크 아트갤러리가 들고 나온 20억원짜리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작품도 판매계약이 성사됐다. 국내 화랑들의 부스 판매는 물론 해외 화랑을 소개하는 중계업도 즉석에서 이뤄졌다. 국내 한 화랑 관계자는“독일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고객에게 화랑을 소개했더니 한자리에서 6점을 주문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쏠림현상 심각, 비싼 작품만 선보여=투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시중에 떠도는 유동자산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은 반가운 사실이지만, 투기 자금이 밀물처럼 들었다 빠져나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 판매되는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국내외 경매에 한번이라도 등장했던 작가들이 대부분. 그렇지 않은 작가들은 판매가 어려웠다. 한 화랑 관계자는“경매 리스트를 들고 작품을 구입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상품으로만 보는 사람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5/13 16:44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