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회원 퇴출작업에 나섰던 카드사들이 올 들어 영업력을 강화하며 회원 수 늘리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카드업계 및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신용카드 회원 수는 6,484만명으로 지난해 말 6,301만명에 비해 183만명(2.9%)이 증가했다. 신용카드 회원 수는 2001년 말 8,933만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후 2003년 카드대란을 겪으면서 줄어들기 시작해 2004년 말에는 6,961만명, 2005년 말에는 6,301만명으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카드사들의 신규회원 수는 443만명에 달해 지난해 신규회원 수 1,098만명의 40%를 넘어섰고,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신규회원 수는 1,700만명을 넘어서 지난해보다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카드업계의 회원 수 늘리기가 자칫 부실 우려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2000년 이후 본격화된 길거리 모집인원의 강제 ‘탈회’를 감안할 때 올 1ㆍ4분기 회원 수 증가는 카드사들의 마케팅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2000년 1ㆍ4분기 말 4,278만명에 불과했던 카드회원 수는 2000년 말 5,788만명에 이어 2001년 말에는 무려 8,933만명으로 불과 2년 새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가입했던 고객들의 만기가 집중적으로 돌아옴에 따라 카드사들의 재발급을 거부하는 ‘탈회’ 회원은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모집인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02년 8만7,733명에 달했던 카드모집인은 은행계 카드사를 중심으로 모집인제도 폐지에 나서면서 2003년 1만7,021명으로 감소했고 2004년에는 1만6,783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만2,355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 1ㆍ4분기 말에는 2만3,501명으로 3개월 만에 1,000명이 넘게 증가했다. 금융감독당국의 규제로 인해 길거리 모집은 사라졌지만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롯데카드가 롯데마트 등에서 모집인을 동원해 회원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고 삼성카드도 하나로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 모집인을 배치하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회복되면서 카드사들이 회원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각종 신용정보를 활용하는 등 심사가 강화돼 2003년과 같은 무분별한 카드회원 늘리기 경쟁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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