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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육성과 벤처산업

`매킨지컨설팅`의 라자굽타 전 회장은 21세기를 `인재확보전쟁(The War of Talent)의 시대`로 전망한 바 있다. 석유나 철광석과 같이 인간의 사회활동에 필요한 천연자원을 제1의 자원이라고 한다면 인간의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식량을 제2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인간의 역사가 자원과 식량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의 시대였다면 미래는 우수한 인재 확보로 귀결되는 `제3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의 시대가 될 것이다. 인재확보 경쟁에 있어 산업계의 핵심 사안은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데 있을 것이다. 미국의 경우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외국 학생들에게 연구비뿐만 아니라 생활비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양질의 이공계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핀란드ㆍ노르웨이ㆍ싱가포르ㆍ이스라엘ㆍ타이완 등은 과학기술 육성 및 관리정책에 있어 우리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몇 해 전부터 이공계 기피현상이 심화돼왔고 우수한 고급 두뇌의 해외유출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일부에서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단순히 선진국에서 나타나는 일반적 현상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선진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3만달러 수준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을 겪은 반면 우리나라는 1만달러를 갓 넘은 상황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으니 이는 선진국으로의 도약을 앞둔 시점에서 핵심 기술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 생각된다. 이공계 기피현상의 원인에 있어서도 선진국의 경우 `공부가 너무 어렵다`는 점이 꼽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보수가 너무 낮다` `사회적 위상이 높지 못하다` 등이 주요한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산업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이공계 기피현상으로 인해 자동차ㆍ기계ㆍ조선ㆍ섬유ㆍ철강ㆍ화학ㆍ반도체ㆍ전자 등 이른바 `주력기간산업`에 필요한 인력의 질과 양적 문제가 대두된다고 한다. 특히 오는 2006년 이후에는 우수 인력의 수급문제가 심화돼 정보기술(IT) 등 첨단기술 분야는 필요 전문인력의 절반 정도가 인력 충원 공백 상태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해부터 공론화된 `이공계 살리기`에 최근 정부와 산학연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참으로 다행스럽다. 정부는 이공계 지원자에 대한 각종 혜택과 더불어 과학기술 육성 예산을 증액하려 하고 있으며, 기업도 이공계와 인문ㆍ사회계 출신자에 대한 처우를 동등하게 개선하고 신입사원 모집에서 이공계 출신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곳도 있다. 이 같은 `이공계 살리기`는 국내 벤처산업의 육성과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경영의 기반요소로는 기술ㆍ자본ㆍ정보 등을 꼽는다. 현대사회와 같이 산업의 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에는 기술적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벤처기업에 있어 인재의 중요성은 여타 경영요소와 비견될 바가 아닌 기업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핵심 사안이다. 미국 IT벤처를 대표하는 퀄컴사의 어윈 제이콥스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공계 출신자가 경영자를 맡으면 첨단산업 분야의 전략적 판단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첨단기술사업은 초기에 국가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약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기술과 친숙한 이공계 출신 경영자들이 전면에 나설 기회가 점차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국내 기술벤처의 모태가 됐던 `아래아한글`은 4명의 서울대 공학도가 개발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드림위즈의 이찬진 사장,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 김형집 개발이사와 우원식 개발부장. 이들 4인방은 현재에도 한국 벤처의 모델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고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되려면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지닌 벤처기업이 해야 할 일들이 무수히 많다. 벤처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맞기 위해서는 산업 또는 과학기술 정책과 동떨어진 인재교육을 탈피해야 하고 현장 중심의 연구개발을 하는 과학자가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우수 학생의 이공계대학 진학에 대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기술벤처의 실패요인을 분석하고 기술벤처 창업자의 경영 및 기술을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특별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공계 인재의 육성은 기술의 옥석을 구분해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술평가 분야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사장될 수도 있는 기술을 발굴하고 자극해 신산업 창출을 가속화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최근 이공계 육성에 대한 관심이 이공계 인력에 창업기회를 확대하는 차원에서 실질적 고용증대와 함께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벤처투자가의 한 사람으로서 작은 힘이라도 보태야 할 때다. <양정규<한국기술투자 대표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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