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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목실종" 연말 유통시장 르포
입력2000-12-24 00:00:00
수정
2000.12.24 00:00:00
"대목실종" 연말 유통시장 르포
썰렁한 거리 상인들 한숨만 쌓여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연말 유통시장이 꽁꽁 얼어 붙어 상인들의 시름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인파로 붐비던 서울 명동 등 전국의 주요 도심지는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한 분위기를 면치 못해 연휴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 가를 잔뜩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으로 내려갈수록 더욱 심각한 형편이다.
롯데백화점 부천점의 한 관계자는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어져 지난해보다 매출이 10%정도 줄어들었다"면서 "대우자동차 부도여파까지 겹쳐 의류나 선물 구매는 물론 가전ㆍ가구제품 등의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 부산지역의 백화점들도 지난해보다 30%이나 매출이 급감했으며 지난해 20% 이상 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던 대구 동아백화점도 최근 매출 신장세가 급격히 줄어들어 애를 태우게 만들고 있다. 특히 백화점 매출의 키를 쥐고있는 의류는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재래시장의 매출 감소는 더욱 심각해 문을 닫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하루 밤새 곳곳에서 빈 점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재래 시장인 국제시장의 경우 최근 매출이 50%이상 줄어들었으며 3,000여개의 매장을 갖춘 대전 중앙시장도 올들어 220개 이상의 점포가 문을 닫고 말았다.
국제시장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김남주씨(46)는 "대형 할인매장들이 무더기로 진출한데다 삼성자동차 사태로 인해 하루하루를 버티기 어렵다"면서 "부산에선 슈퍼만 모두 1,000여곳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광주 용봉동 아파트 단지내에서 상가를 운영하고 있는 최모(40ㆍ여)씨는 "주변 상가 10여 곳이 이미 문을 닫았다"면서"영업이 제대로 되지않아 이혼 등 가정파탄 까지 이르는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연초에 쾌속성장을 질주했던 서울지역의 대형 백화점들도 일부 점포를 제외하고는 매출실적이 뚝 떨어져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백화점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밀레니엄 특수다 뭐다 해서 연말 매출이 호조를 보였던 데 비해 올해는 어느것 하나 잘 팔리는 게 없다"면서 "매출이 부진하다 보니 예년보다 일주일에서 열흘정도 앞당겨 브랜드세일에 들어간 곳도 많다"고 전했다.
외식업계나 베이커리업체도 올 마지막 대목을 잔뜩 기대했지만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제과점들은 크리스마스 특수를 기대하고 케이크를 잔뜩 만들어냈지만 작년보다 20~30%씩 안 팔리는 바람에 재고물량을 떠안게 돼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됐다.
크라운 베이커리의 한 관계자는 "주말이 겹쳐 오히려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들었다"면서 "사회적인 분위기가 착 가라앉아 업체로선 과거 IMF보다 케이크 판매가 부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패스트푸트업계도 햄버거를 최저 500원에 판매하는 등 매출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쳤지만 고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이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사회부ㆍ생활산업부
철강·車등 주요업종도 넘치는 재고 '몸살'철강ㆍ자동차ㆍ가전ㆍ유화ㆍ섬유 등 주요 업종들도 넘쳐 나는 재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철강업계는 최근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출하부진으로 재고가 평상시의 2배로 늘어나자 감산에 나서는 등 재고관리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포항제철은 최근 적정 재고량(10~12일분)보다 1~2일치 더 많은 물량이 창고에 입고되어 있고, 동부제강,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도 저장창고가 꽉 찰 정도로 넘치는 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는 수출을 늘리거나 감산을 통해 재고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포철을 제외한 인천제철, 동국제강, 한보철강, 한국철강 등 공장보수 등의 명목으로 이미 감산에 나섰거나 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자동차 내수판매는 지난 7월 14만7,800여대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인 이후 8월부터 계속 줄어 12월에는 10만대선을 겨우 턱걸이 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KD제외)도 11월에 15만1,600대를 기록했다.
이는 10월에 비해 12.7% 줄어든 것. 이에 따라 자동차업계의 재고는 현대 2만9,000대, 기아 2만3,000대 등 모두 6만5,000대로 늘어났다. 이는 업계에서 보는 적정 재고 5만5,000대보다 1만대 정도 많은 것이다.
가전업계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내구재라 소비자들이 구매를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마케팅팀 관게자는 "12월 판매량이 지난달보다 15% 정도 떨어졌고, 성수기인 5월에 비해서는 거의 절반 수준이다"고 밝혔다.
이밖에 섬유ㆍ유화 등 다른 업종들도 평상시보다 10~20%정도 많은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기업들이 감산, 수출 등을 통해 재고를 떨어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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