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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 정력제 맹신은 금물

건강한 식습관·적당한 운동이 최선

‘옛날 금산에 강처사라는 효자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홀어머니가 병들자 지성으로 간호를 했는데, 꿈에 산신이 나타나 ‘관음 바위 절벽에 가서 빨간 열매가 달린 풀 뿌리를 달여 드리라’고 해서 그대로 하자 어머니의 병이 나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인삼은 만병통치약이 되었는데, 사람을 닮아 인삼(人蔘)이라 불렀다. 서양에도 인삼과 유사한 정력제가 있으니, 맨드레이크(mandrake)이다. 가지과에 속하는 독이 있는 식물인데 생김새와 뿌리 모양이 인삼과 흡사하다. 고대로부터 영험한 약재로 알려져 있으며 여자를 닮은 것은 우먼드레이크라고 부른다. 맨드레이크는 수술 시 진통제로 사용되었으며 사람을 닮은 반인간의 정령이라고 믿었기에 남자에게는 정력제로 여자에게는 임신의 묘약으로 처방 되었다. 그 효능을 마술사들까지 과대 선전하여 ‘구약성서’에 등장할 정도인데, 야곱의 두 부인인 레아와 라헬이 서로 맨드레이크를 차지하려고 싸웠기에, 태모(太母)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이처럼 인류는 사람을 닮거나 남근, 또는 여음과 형상이 유사한 동식물을 최고의 정력제로 여겼다. 해서 여음을 닮은 조개와 남근을 닮은 바나나가 한때 정력제로 대우를 받기도 했다. 또 암컷을 많이 거느린 물개의 해구신이나 무수히 많은 수컷과 여왕벌이 만들어 내는 벌꿀도 정력과 번식력을 의미했다. 이밖에 감자나 담배도 처음 접했을 때는 만병통치약이자 정력제로 호평을 받았으니 과학과 의학이 일천했던 시대의 해프닝이다. 진시황의 예에서 보듯이 인류는 오랜 세월 무병장수와 무한대의 정력을 소망했다. 하지만 천하를 호령하던 진시황도 명약을 구해주겠다는 사기꾼들에게 거금을 갈취 당한 일화에서 보듯 만병통치의 정력제는 없다. 물론 인삼이나 해구신이 원기회복에 효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발기부전 환자를 단박에 우람하게 해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력제는 한 캡슐의 영양제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다. 따라서 보신관광을 일삼는 것은 비용에 비해 효과도 없고, 자칫 비위생적이고 정체불명의 정력제 복용으로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가장 좋은 정력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생활태도와 식습관, 그리고 적당한 운동이다. 이미 발기부전이나 조루와 같은 심각한 성기능장애에 빠졌거나 왜소 콤플렉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당당한 남성으로 거듭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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