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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후세인 ‘심리 고문’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를 풀기위한 `정보 창고`다. 그런 만큼 후세인을 심문 중인 미 중앙정보국(CIA)은 그의 입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독일 일간 빌트지는 30일 CIA가 후세인의 저항의지를 무력화하는 `심리적 고문`을 이용해 중요 정보들을 속속 캐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심리적 고문은 육체적 고문과 달리 각종 환경조작을 통해 방향감각과 시간감각, 감정통제 능력을 박탈함으로써 피심문자를 심문자의 의도에 따르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CIA가 9ㆍ11테러 주모자인 알 카에다 간부 샬리드 샤이크 모하메드를 굴복시키는 데도 사용했다. 심리적 고문 방법은 다양하다. CIA는 이동시 피심문자의 눈을 가려 방향감각을 잃게 한다. 불규칙한 취침시간과 함께 밝은 조명과 완전한 어둠, 조용한 휴식과 강한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시간감각도 잃게 만든다. 매일 일정을 완전히 바꾸기도 하고 음식물을 충분히 주다가 갑자기 줄이거나 아예 주지 않기도 한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수시로 변화시키며 피심문자의 과거 비밀을 들춰내 불안한 심리를 조성한다. 빌트지는 피심문자의 자기방어 메커니즘이나 판단 기준을 박탈하는 이러한 고문을 견뎌낸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전했다. 최근 후세인이 전쟁 전 해외에 은닉한 자금이나 저항세력과의 관계에 대해 자백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CNN 방송은 29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IGC)의 이야드 알라위 위원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이 4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유령회사의 이름으로 스위스 일본 독일 등에 투자했음을 실토했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은 또 투자자금 관리자와 저항세력의 무기 은닉처를 아는 사람들의 이름도 자백했다. 알라위 위원은 부작용을 우려해 후세인에 대한 재판이 비공개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후세인이 정치적 목적으로 돈을 제공한 국가나 사람들의 이름을 재판 중에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CIA는 후세인을 아프가니스탄이나 태국 등 제3국으로 이송, 특별히 제작된 감방에서 계속 심문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연해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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