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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완구 자존심 손오공이 살아난다

올 선보인 헬로카봇·터닝메카드… 마트이어 온라인몰까지 품절대란

여아도 즐기는 '변신로봇' 공략 주효

영업익 흑자 전환… 주가도 3배 뛰어

김종완 대표 "신제품도 계속 연구"


지난달 한 국내 대형마트의 개점 행사날. 마트 건물에 '터닝메카드 선착순 판매' 현수막이 걸렸다. 그 날 개점 행사에는 완구를 사기 위한 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준비한 상품이 모두 소진되자 유리관에 진열돼 있는 제품이라도 판매하면 안 되겠느냐는 전화가 본사로 빗발쳤다.

국내 토종 완구 기업 손오공이 올해 신제품으로 선보인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완구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아 가고 있다. 지난해 4월 최신규 손오공 회장이 대표이사 직에서 공식적으로 물러난 뒤 초이락을 통해 신제품 개발에 직접 발 벗고 나선 지 1년 3개월 만이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는 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정확한 물량은 밝힐 수 없으나 중국 공장을 100% 가동해 적지 않은 물량이 매주 입고 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난해 말 선보인 신제품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의 국내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중국 내 공급라인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완구 시장의 판도는 좀처럼 바뀌지 않지만 한번 인기를 끌면 쏠림 현상이 심하다. 지난해에는 영실업의 '또봇' 완구가 시장을 장악했다. 같은 종류의 변신로봇으로 시장을 뒤집었다는 점이 손오공이 주목받는 이유다. 손오공 관계자는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모두 변신시키기가 단순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며 "기존 변신 로봇 완구를 남자아이들이 주로 가지고 놀았다면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는 여자아이들도 손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효과도 톡톡히 봤다. 터닝메카드는 올해 2월부터 지상파 애니메이션 방영을 통해 인지도를 높인 후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인기를 끌었다.



손오공의 자체 쇼핑몰 손오공 e-shop에서도 물량이 입고되는 순간 품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트에서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마트 가격을 준수해 제품을 판매하는 손오공 e-shop으로까지 고객들이 몰린 것. 마트를 통한 판매가 손오공의 주력 판로인 만큼 손오공 e-shop을 통한 B2C 판매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쇼핑몰의 서버 트래픽이 한꺼번에 몰릴 것을 대비해 입고 시간을 계속 바꿔야 할 정도다.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의 인기에 힘입어 손오공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손오공은 2013년 이후 2년 내리 적자에 시달린 바 있다. 2013년 매출액은 582억4,425만원으로 전년 대비 27.5%가 감소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530억5,500만원으로 더 줄었다. 영업적자는 2013년 87억원, 지난해에는 35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올 1·4분기에는 매출액이 1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었고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주가도 2일 기준 6,970원으로 마감해 1년 전(2,245원)보다 3배 이상 뛰었다.

손오공은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제품의 국내 마케팅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헬로카봇 애니메이션 시즌 2가 5월 말부터 방영되고 있다"며 "터닝메카드의 인기를 헬로카봇이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그는 "완구 시장에서 하나의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통상 2~3년 정도"라며 "기존 제품의 뒤를 이어 또 다른 신제품 연구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변신로봇 완구 뿐 아니라 여자아이용 완구 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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