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내 파경 는다

서울 서초동에서 사는 박모(31ㆍ여)씨는 결혼 이후 줄곧 외도를 일삼던 배우자 김모(34)씨와 이혼 소송을 벌여 결국 지난달 위자료로 3,000만원을 받기로 하고 2년의 짧지 않은 부부생활을 청산했다.

우리사회에 이혼이 만연하면서 결혼생활 초기에 결별하는 조기 이혼자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전체 이혼 소송은 모두 4만7,500건으로 이중 동거 3년 미만인 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49.5%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웠다.

◇결혼생활 초기 결별 늘어=23일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03년 사법연간`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평균 130쌍의 부부가 갖가지 이유로 이혼 소송을 냈다. 전년도(하루평균 135건)에 비하면 약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결혼생활 초기의 결별은 오히려 늘었다.

동거 3년 미만인 부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40.4%이던 것이 99년 40.6%, 2000년 42.8%, 2001년 46.6%에 이어 지난해 49.5%로 집계돼 결혼생활 초기단계에 있는 부부가 이혼소송을 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는 셈이다.

이혼 당시 자녀 수는 2명이 36.9%, 1명 33.9%, 자식이 없는 경우 15.6%, 3명 10.5%로 나타났다. 학력은 남자의 경우 고졸(42.7%)ㆍ대졸(30.7%)ㆍ중졸(16.3%), 여자는 고졸(42.7%)ㆍ중졸(23.4%)ㆍ대졸(22.1%) 순이었다.

◇배우자부정이 사유의 절반= 이혼소송 청구 사유는 배우자 부정행위가 49.3%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했고 본인에 대한 부당대우(22.5%), 동거ㆍ부양 의무유기(12.9%), 직계존속에 대한 부당한 대우(6.7%), 3년 이상 생사불명(6.2%) 등 순이었다.

연령별 분포는 여성의 경우 20대와 30대가 각각 37.2%와 41.0%로 비슷한 수치를 보인 반면 남성은 30대가 44.9%로 20대(23.4%)보다 20%포인트 이상 많았다.

◇가정폭력도 빈발=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가정보호사건 2,647건을 분석한 결과 가정폭력 행위의 원인은 우발적 분노가 25.5%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대우 및 학대(22.0%), 현실불만(17.4%), 취중(12.8%), 경제적 빈곤(9.5%), 부정행위(9.3%) 등이다. 연령별로는 30대(39.1%)ㆍ40대(33.7%)ㆍ20대(12.7%)ㆍ50대(8.0%) 순이었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관계자는 “쉽게 만나고 쉽게 해어지는 세태를 반영, 초년 부부들의 이혼이 늘어나고 있다”며 “매스컴 등의 영향으로 외도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약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최수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