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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재계 이것이 승부수] 삼성, 반도체·스마트폰·TV 경쟁사와 격차 더 벌린다

삼성전자 모델이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SUH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SDI 직원이 울산사업장에서 생산된 자동차전지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SDI

삼성은 지난해 많은 시련을 견뎌야 했다.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급성장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3·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급감하면서 그 여파가 다른 전자계열사와 그룹 전반으로 퍼져 위기감이 고조됐다.

영업 외적으로도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장기 입원하면서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룹 안팎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한계 돌파를 위해 삼성은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 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신임 임원 부부동반 만찬회에서 격려사를 통해 "올해도 더 열심히 도전하자"고 당부했다. 올 초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나온 '뉴 챌린지, 리스타트(새로운 도전, 재출발)'라는 구호처럼 어려운 경영환경을 도전으로 이겨내자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의 앞날은 삼성전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오현 부회장이 발표한 신년사에는 삼성전자가 올해 어떤 전략으로 영업활동을 해 나갈지에 대한 청사진이 잘 드러난다. 권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기존 주력사업은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활가전, 프린팅솔루션, 네트워크 등 육성사업은 본격적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 창출을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수요를 적극적으로 창출해 기업간거래(B2B)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스마트헬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IoT) 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미래 경쟁력을 확충하자"고 역설했다.

삼성전자가 차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리려 애쓰는 사업으로는 TV와 반도체, 스마트폰 등을 꼽을 수 있다. 2006년 이후 9년 연속 세계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TV는 올해 초고화질(UHD) 시장 성장과 대형화, 아시아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의 시장 지위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에서 첫선을 보인 'SUHD TV'를 전면에 내세워 10년 연속 패권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UHD, 커브드(곡면) 등 혁신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고 신흥시장에서는 지역 특화모델과 보급형 제품을 늘려 수익성과 외형 모두 키운다는 목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하는 IT·모바일(IM) 부문의 경우 중장기 사업기반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가격대별 제품·원가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플렉시블(휘는) 디스플레이와 메탈(금속) 소재 제품을 늘려 차별성을 부각하고 '갤럭시 노트 엣지'나 '기어 VR', '기어 S' 같은 혁신적인 제품을 계속 출시해 시장을 주도해나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대화면 신모델 출시 △새로운 디스플레이 소재 적용 △디자인·UX(사용자 경험) 기술 혁신 △롱텀에볼루션(LTE) 시장 대응 강화 △카메라·배터리 기술 개선 전략을 펼친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우 경쟁력 있는 가격과 물량으로 공세를 펼치되 유통채널과 브랜드, 품질 같은 경쟁우위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난해 실적 하강 국면에서 안전판 역할을 한 반도체는 올해도 큰 성과가 기대된다. 스마트폰 기능이 좋아지고 IoT 본격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면서 시장 수급 여건이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V 낸드 신제품 등으로 차별화한 제품을 공급하고 반도체 공정을 더욱 미세화해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이 미래 경쟁력으로 꼽은 IoT 분야에서 올해 어떤 성과를 낼 지도 기대를 모은다. IoT는 CES 2015에서 가장 관심을 끈 주제였고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기조연설에서 가장 공들여 강조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 타이젠을 스마트폰과 스마트 TV에 탑재하는 한편 점차 냉장고 등 생활가전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IoT로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기 간 연결성과 호환성이 생명이다. 타이젠을 통해 이를 구현하고 세계의 표준을 만들어간다는 게 삼성의 전략이다.

삼성SDI, BMW 등과 전기차 배터리 협력 강화



임진혁 기자

삼성이 2010년 발표한 5대 신수종 사업(태양광·2차전지·발광다이오드·바이오 제약·의료기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내는 분야는 삼성SDI가 만드는 2차전지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 BMW와 전기차 전지 셀 공급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차세대 소재 등 관련 기술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향후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삼성SDI와 BMW는 2009년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BMW의 전기차 'i3'에는 세계 최대 용량인 삼성SDI의 60Ah(암페어)급 전지가 탑재됐으며 2013년 11월부터 유럽에서 판매가 시작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SDI의 전지가 장착된 고성능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i8' 역시 계획한 생산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삼성SDI는 BMW 외에도 미국의 크라이슬러, 인도의 마힌드라, 독일의 폭스바겐 등과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을 잇달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2010년 이후 4년 연속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소형 2차전지의 경쟁력이 기반이 돼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세계 최대의 전기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산시성 시안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연간 4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전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삼성SDI는 이 공장에서 2020년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I는 저전압 배터리 시스템(LVS) 제품으로 신시장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 삼성SDI가 자체 개발한 '하이-캡' 기술을 적용한 LVS를 기존의 내연기관에 장착하면 최소한의 시스템변경으로 자동차의 연비를 적게는 2%에서 많게는 8%까지 높일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연비를 1%라도 더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만큼 삼성SDI의 LVS 기술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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