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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지자체 현대차에 러브콜

"한국서 파업으로 골치썩기보다 차라리 우리땅에 공장 지어달라"<br>美조지아주지사 비밀리 방한 정몽구회장 만나 증설 급제안<br>앨라배마주지사 10월 한국행… 유럽·중국서도 요청 잇달아<br>정진행 현대차 사장 "때가 어느 때인데… 파업 빨리 끝내야죠"


현대자동차 노조(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와 기아차 노조의 파업 소식에 해외 지방자치단체들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파업과 저생산성으로 얼룩진 한국 내 생산을 줄이고 자신들의 고장에 공장을 지으라는 메시지를 발 빠르게 전하고 나섰다.

22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네이선 딜 미국 조지아주지사는 지난 21일 서울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조지아주에 공장을 증설해달라"고 정식으로 요청했다. 딜 주지사는 당초 중국과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현대ㆍ기아차의 파업 소식이 듣고 서울에 먼저 들러 발 빠르게 공장 유치작업을 편 것이다.

현대차는 200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연산 30만대 규모 공장을 완공해 '쏘나타'와 '엘란트라(국내 아반떼)'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아차는 2010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30만대 규모 공장을 짓고 '옵티마(국내 K5)' '쏘렌토'와 함께 현대차 '싼타페'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두 공장 모두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며 지역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한 소식통은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 정치권이 현대ㆍ기아차 공장을 추가 유치하기 위해 물밑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조지아 주지사가 21일 비밀리에 방한해 정 회장을 만난 것은 노조 파업을 기회로 앨라배마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주지사도 오는 10월에 방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공장 증설 필요성을 정 회장에게 설명하고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할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시장에서 만성적인 물량 부족에 시달렸다. 그렇기 때문에 공장 증설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특히 국내 공장에서 만들어 공수하는 차종은 파업 등에 따라 공급 안정성이 떨어진다. 딜 주지사가 이번 파업 소식에 직접 한국에 날아온 것은 '골치 아프게 한국 내에서 만들지 말고 생산성 높은 미국에서 더 생산하라'는 속내를 전하기 위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해외 지자체 관계들이 얼마나 발 빠른지 아느냐"면서 "일자리는 표심과 직결된 것이어서 국내 공장 파업은 그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현대ㆍ기아차의 미국 공장 증설이 1년 내에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내년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권은 현대ㆍ기아차 파업을 북미공장 증설과 주지사 연임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면서 "현대ㆍ기아차가 지금은 새 정부 초반이어서 주저하고 있지만 결국 강성 노조를 피해 해외 생산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해외 공장 증설계획에 대해서는 부인하면서도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중국의 지차제들도 끊임없이 공장 유치를 제안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지아주에서 공장을 지어달라고 계속 요청한다"면서 "파업 빨리 끝내야죠. 때가 어느 때인데"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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