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엘빈토플러의 보고서] '21세기 한국비전'
입력2001-06-07 00:00:00
수정
2001.06.07 00:00:00
"생명공학-IT융합 새 성장모델 창출하라"앨빈 토플러의 '21세기 한국비전' 보고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 박사는 "다가오는 신경제 시대에서 중요한 것은 지식"이며 "이를 위해 기업ㆍ국가ㆍ국민이 모두 탈 대량화에 맞게 변화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명공학은 한국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며 정부ㆍ기업ㆍ대학이 공동으로 바이오벤처펀드를 조성해 미국ㆍ유럽ㆍ중국의 첨단 생명공학 업체와 함게 연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산업 사회와는 달리 지금은 누구를 모방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며 따라서 한국은 자국만의 발전 모형을 찾아야 하며 이를 실정에 맞게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엘빈 토플러 박사에게 의뢰한 21세기 세계경제와 그 안에서의 한국의 위상에 관한 보고서 내용이다.
◇지식의 접속과 기회의 창
신경제를 통한 미래의 번영을 위해서는 한국 실정에 맞는 전략적 모형을 구상해야 된다. 한국전쟁 이후 한국인들이 산업화에 성공한 데는 성실함ㆍ추진력ㆍ두뇌 등의 뒷받침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유럽ㆍ미국ㆍ일본 등의 선구자를 통해 검증된 모형을 적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새로운 부의 창출 메커니즘은 아직 초기 단계라서 한국이 따를만한 검증된 모형이 없다.
다른 국가를 모방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자국만의 새로운 모형을 찾아내고 실정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미래는 한국인 스스로 만들어가야 되는 것이다. 이는 국가뿐 아니라 개별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주어진 큰 기회 중에 건강 분야가 있다. 생명공학과 정보통신이라는 두가지의 강력한 추진력은 서로 융합돼 폭발적인 성장을 창조할 것이며 이는 건강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가진단, 그리고 선진 건강기술 분야에서 새 직업을 창출할 것이다.
한국은 생물공학 관련 기술과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수출국이자 사용국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생물공학을 21세기 주요 산업으로 지정했다. 오는 2007년까지 생물공학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한국의 목표 달성 여부는 발효기술ㆍ항생제ㆍ진단ㆍ헤파티티스Bㆍ유전자 변형재배 등의 영역에서 성공하고 그 성공을 기반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에 달려있다.
미국 등이 주식 폭락으로 고급 기술에 대한 벤처 캐피탈 투자가 감소하는 요즘 한국 정부는 민간기업ㆍ대학과 공동으로 '바이오벤처펀드'를 빨리 만들어야 된다. 이를 통해 미국ㆍ유럽ㆍ중국의 최첨단 생명공학 신생업체 100개에 대해 한국 과학자와 대학원생이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을 조건으로 투자해야 된다.
◇지식 교역의 자본화
수출은 한국의 발전 전략에서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수출을 통해 경제를 이끌어가는 '수출 과잉' 시대에는 수출 전략의 방향을 바꿔야 되며 전체 경제에서 수출의 역할을 대폭 변화시켜야 한다. 즉 더 높은 부가가치를 지니는 수출 품목으로 바꿔야 되며 무형자산에 대한 수출을 증가시켜야 된다.
한국은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다보니 미국과 유럽의 경제 상황에 좌우되고 있다. 한국은 내실있는 국내 시장을 개발해 정치적ㆍ기술적 혼란들로 인해 발생하는 경기침체와 예측할 수 없는 충격으로부터 보호할 필요가 있다.
최근까지 한국인들은 금융 및 산업 자산들이 외국 소유로 바뀌는 데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 모두를 가지고 있다.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로 기업간 협력이 주는 이득은 증가하는 반면 전통적인 주권의 개념은 소멸되고 있다. 생명공학과 같은 주요 신생 분야는 대규모 자본과 지식의 투입이 필요하며 독자적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이 때 해외투자는 좋은 부양책이 된다.
◇지능기업
산업 사회에서 기업은 한결같이 몸집이 크고 본사에 권한 집중돼있으며 관료주의적인 피라미드 형태의 조직구조와 수직적 통합을 이루고 있었다.
신경제 하에서는 많은 기업들의 규모가 작아지고 경영에서도 자율화를 앞세운 분권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수직통합 역시 해체되고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층은 세가지 사실을 인정해야 된다. ▦회사와 관련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모든 사안에 대해 결정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자신들의 생각에 반대하거나 의견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애사심의 결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함께 기업에서도 필요한 모든 업무를 내부에서만 수행할 수는 없다는 것도 인정해야 된다. 아웃소싱은 현재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기업은 당장 이를 통해 갑작스런 기술적 노후화를 비롯한 여러 위험들을 피할 수 있다.
◇미래는 사람이다
신경제 하에서 육체 근로자의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정신적ㆍ지적 근로자의 수요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증가 추세다.
생산현장의 일자리는 줄어드는 대신 근로자에게 요구되는 기술이나 숙련 수준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신경제로 진입하면서 한국의 일자리는 증가할 것이다. 가장 먼저 신경제에 들어선 미국은 지난 70년 농업을 제외한 총고용수는 7,100만개였지만 30년 뒤에는 1억3,200만개로 늘어났다.
지식경제 기반에서는 실업의 의미도 변화한다. 이론적으로 500만개의 일자리도 창출하지만 그중 100만개는 직업에 필요한 기술수준이 높기 때문에 실업자들이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것이다. 실업의 의미가 양에서 질로 바뀐 것이다.
교육 시스템은 어디서나 혁신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그런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된다.
학생들은 비판적 지성을 활용하는 방법, 상징적 모델을 구현하고 조작할 수 있는 방법, 그들의 아이디어를 소통할 방법,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한 재학습 방법 등을 배워야 된다. 언제 어디서나 평생 교육을 실현하도록 이끄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인터넷이다.
한국은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도록 대량생산체제를 위해 고안된 그동안의 대량 교육시스템을 탈 대량화해야 된다.
/정리=한기석기자 hanks@sed.co.kr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