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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2차 수사는 국민적 의혹 규명
입력2005-07-01 10:36:38
수정
2005.07.01 10:36:38
DJ정부 실세 겨냥해 로비설 진상 파헤칠 듯
검찰은 1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대한 1차수사를 17일만에 마무리하고 구속기소한 뒤 향후 재판에서 공소유지와 본격적인 2차수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검찰은 1차 수사는 법리적으로나 사실관계 입증에서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세간의 의혹이 집중된 김씨의 출국배경과 대우그룹 해체과정, 정관계로비설과 재산은닉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한 2차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검찰 1차수사 유죄입증 자신= 검찰은 대우 분식회계 사건의 `본체'인 41조원대 분식회계와 10조원 사기대출은 이미 대법원 판결을 거치며 사실관계가 정리됐고김씨도 혐의를 전반적으로 시인해 유죄입증이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200억달러 국외재산도피 혐의는 김씨가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부분 역시 3심에 걸친 대우 분식회계 사건 재판을 통해 법리다툼이 이미 마무리됐다.
하지만 김씨는 "해외금융기관인 BFC를 통해 운용된 200억달러는 모두 해외사업장 등에 투자했고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사적으로 유용하지 않았다"며 자신을 재산국외도피범으로 몰아가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FC를 통해 대우그룹의 해외 차입금을 상환하고 해외 530개 현지법인의 사업장을 가동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금융당국에 자본거래 내역을 신고하지 못한, 절차상의 문제일 뿐인데 사법당국이나 여론의 시선이 너무 가혹하다는 게 김씨의 항변인셈이다.
하지만 특경가법 4조인 재산국외도피죄는 `법령에 위반해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을 국외에 이동하거나 국내에 반입해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해 도피시킨 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가가 적정 외환보유액과 원화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법률인 만큼 설령 재산을 해외에 빼돌려 은닉하지 않았더라도 `거액의 외환을 국가 몰래 해외로 유출해통화 불안을 초래한 행위'를 처벌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본격적인 수사는 `2라운드'부터= 정작 검찰의 고민은 김씨에 대한 사법처리보다는 세간의 의혹이 집중된 김씨의 정관계 로비설과 재산은닉 여부, 석연찮은 해외도피성 출국 배경과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얼마나 규명할 수 있을지에 놓여있다.
200억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BFC 거래 자금 속에 과연 `김우중 비자금'이있는지, 있다 해도 해외 곳곳에 퍼져있는 계좌를 어떻게 추적할지, 또 계좌를 추적해도 최종 용처를 파악해 뇌물사범을 찾을 수 있을지 등 수사는 첩첩산중이다.
검찰은 BFC는 물론, 대우그룹 계열사와 위장계열사를 통해서도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수사하는 한편, 최종용처 확인시 금품의대가성을 입증하기 위해 대우 지원의 절차상 문제점도 조사할 방침이다.
하지만 과거 대우그룹 감사 회계사들에 대한 수사에 많은 수사력을 소모했던 검찰이 요즘 `차라리 그때 회계사 수사를 미루고 비자금 수사를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농담을 주고받는 데서 보듯 오래 전 비자금을 수사하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다.
과거 대우자판 전병희 사장을 통해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판결을 받은 최기선 전 인천시장의 경우 김씨가 여전히 "3억원을 준 게 맞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것은 김씨와 정관계 인사들의 대질이 불가피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DJ 정부 당시 대우그룹이 해체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당시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고위 인사들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최근에는 이근영 전 산업은행 총재와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김씨의 출국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한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검찰로서는 이들에 대한 여하한 방법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는 김씨의 입을 열어야 수사가 진행될 수 있는데 뚜렷한 물증을 제시하지 않으면 누구도 먼저 입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며 "수사의 어려움이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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