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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통신시장
입력2003-05-28 00:00:00
수정
2003.05.28 00:00:00
통신시장이 안개속에 휩싸여 있다.
올들어 통신업계 후발사업자들의 영업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위기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도미노붕괴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통신시장을 안개속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은 바로 하나로통신.
지난 3월 신윤식회장이 물러난 이후 2개월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1분기 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6개월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올해에는 순이익까지 흑자로 전환될 것을 꿈꾸었으나 이 기대는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통신시장에 CEO까지 물러났으니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이달초 열린 하나로통신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가 신임 CEO를 빨리 선임하자고 제안했으나 “아직 대세가 아니다”라는 의견에 밀려 7월 임시주총 소집건만 승인한 채 마무리됐다. 하나로의 CEO 공백상태는 최소한 2개월가량 더 지속될 전망이다. 또 외자유치 문제도 하루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CEO 공백상태에서 제대로 추진될리는 만무하다.
하나로통신의 CEO는 통신업계의 구조조정이라는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두루넷과 온세통신 등 후발통신사업자들의 매각협상이 사실상 중단됐 것도 하나로통신 CE0 선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
후발업체들이 잇따라 법정관리체제로 들어가면서 통신시장 구조개편의 필요성은 어느때보다 높아졌지만 정작 M&A 협상은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두루넷에 한때 인수의사를 보였던 KT는 최근 한발 물러섰다. 데이콤도 두루넷 인수에는 여전히 관심을 갖고 있으나 최근 LG그룹 차원에서 통신사업전략을 다시 짜고 있는 상태여서 협상을 중단했다.
온세통신도 마찬가지.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지는 하반기께나 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에 대한 M&A 협상이 중단된 것은 통신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하나로통신의 차기 CEO와 경영권 향배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즉 하나로통신이 통신업계의 보틀 넥(bottle neck)인 셈이다. 이제 하나로통신 대주주들은 눈앞의 이익에서 한발 물러서 작게는 하나로통신, 크게는 한국통신시장 전체를 생각하는 아량을 가져야 할 때라고 본다.
<연성주(정보과학부 차장) sjy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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