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장을 이끌어 오던 삼성전자가 실적 발표 이후 약세로 돌아서자 새로운 대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당분간 정보기술(IT)의 강세가 지속되겠지만 자동차와 관련 부품주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조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2만4,000원(2.31%) 내린 101만6,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며 연일 강세를 이어오다 지난 6일 실적발표를 전후해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 최근 4거래일 동안 8%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앞으로 증시를 이끌어 갈 다른 대안 찾기에 나설 것을 조언하면서 그 선두주자로 자동차와 관련 부품주를 지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약세장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전날보다 0.9% 올랐고 현대모비스(0.48%)도 강세로 장을 마감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IT가 주도주로 계속가긴 어렵기 때문에 삼성전자를 대체할 주도주 모색이 나타나며 자동차ㆍ부품이나 지난해 주가가 부진했던 항공ㆍ여행 쪽이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1ㆍ4분기에 경제지표들이 워낙 안 좋을 것으로 예상돼 화학이나 정유 같은 경기민감주들이 주도주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IT업종이 부각되며 상대적으로 조정을 받았던 게임이나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종이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시장에서는 IT와 함께 자동차ㆍ부품의 실적 컨센서스를 좋게 보고 있어 이들 업종이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분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IT가 주도로 국내 증시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많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 외에 실적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업종도 찾아보기 힘들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다른 주도주가 부각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저 효과로 지난해 실적이 바닥을 보였던 철강, 기계 등이 올해 반작용 수준에서 관심을 받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