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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IT·車집중 매입 연기금 행보 주목을"


국내 증시가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갈팡질팡하자 투자자들 역시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장기투자자인 연기금은 최근 철강ㆍ정보기술(IT)ㆍ자동차 대표 종목들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6.69포인트 내린 1,886.12포인트(0.88%)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80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는 등 이 달에만 1조원 가량의 매도 우위를 보이며 증시 상승을 가로 막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연기금은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관들이 유럽 위기에 대한 우려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가운데 연기금은 적극적인 순매수세로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연기금은 지난 10월 이후 2조3,000억원 이상, 이달 들어서도 5,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증시를 받쳤다. 이날에도 622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기관 등에 비해 많은 금액을 주식 매입에 쏟아 부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혼란스러운 장세에서는 연기금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기금이 순간 순간의 흐름에 매달리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인 만큼 지금처럼 장세가 어려울 때는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연기금은 최근 전기전자와 자동차, 철강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연기금은 삼성전자(2,076억원), 기아차(900억원), 한국타이어(762억원), 현대제철(531억원), 현대차(457억원), 포스코(411억원) 등을 매수 상위로 올려놓았고 이들 기업의 주가 대부분은 지난달 말에 비해 상승세를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이날도 비슷하게 재연됐다. 연기금은 이날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철강 업종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날 연기금의 순매수 상위 1, 2위는 포스코(275억원)와 현대제철(230억원)로 5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은 최근 가격보다는 밸류에이션을 중심으로 매입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포스코의 주가순이익비율(PER)이 8배 이하로 떨어지는 등 철강 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지면서 집중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기금이 최근 주식 매입을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내년 이후 실적 전망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IT업종을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IT업종은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기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내년 이후에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다수 의약품과 음식료품을 제외한 대다수 업종이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특히 항공, 해운업체들이 대거 포함된 운수창고업종은 2.25% 하락하며 낙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가 단시간에 해결되긴 어려운 만큼 당분간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재정 위기가 코스피지수 1,800~1,900선의 박스권 장세를 돌파하는데 장애물이 되는 상황”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에서 이탈리아 등 재정 위기가 불거진 국가들의 국채를 추가 매입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지 않으면 투자심리를 확대시키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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