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노선 경쟁력 순풍타고 상승 날개<br>신종플루등 잇단 악재 해소<br>화물·여객 수요 증가 기대<br>"영업익 전년비 6배 늘것"
| 지헌석 NH투자증권 기업분석1팀장 |
|
대한항공은 올해 다시 한번 높이 날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8년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환율 급등과 경기 침체로, 지난해에는 갑자기 들이닥친 신종플루에 발목을 잡혀 부진을 거듭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악재들을 모두 떨쳐내고 경기 회복 수혜를 온전히 누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소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해 원ㆍ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여객 수요 회복이 더뎠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신종플루 이슈가 중립적인 요인으로 변하고 있어 본격적인 수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원ㆍ달러 환율 신종플루 이슈까지 연이어 악재가 터지면서 국제 여객 수요는 2008년 5월 이후 무려 14개월 동안이나 억눌려왔다. 이 같은 수요 위축 기간은 아시아 외환 위기 때보다도 더 길었다. 하지만 항공운송이 국제 인적 교류에 있어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만큼 지난 7월 이후 필수 여객 수요를 중심으로 회복되기 시작했고, 이어 9월부터는 화물 운송 수요가 회복세로 돌아섰다. 이어 12월 들어서는 주요 여행사의 12월 패키지 상품 일일 평균 예약건수가 전월 대비 20% 이상 증가하는 등 여행 노선 여객 수요도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소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억눌렸던 기간이 어느 때 보다 길었던 만큼 대기 수요도 많아 수요 증가 속도가 경기 성장보다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김 연구원은 올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같은 외부 악재의 소멸과 함께 대한항공이 미주 노선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진 점을 큰 장점으로 평가했다. 대한항공의 주요 타깃인 미주노선에서 미국 항공사들은 취약한 원가 구조 때문에, 싱가포르 에어라인이나 캐세이퍼시픽항공과 같은 동남아 항공사는 먼 취항거리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고, 중국 항공사들은 아직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대한항공은 아시아를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 중에서 가장 많은 12개의 직항 미주 노선을 확보하고 있어 미주와 아시아를 오가는 환승 고객 확보가 매우 유리한 입장이라 할 수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승 수요의 경우 매출 기여도는 낮지만 이익 기여도는 매우 높다"며 "빈 좌석을 채워주는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대한항공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 연구원은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외국인이 빠르게 늘면서 지난 4ㆍ4분기부터는 여객 부문에서 국내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졌다"며 "아시아인드이 함께 이용하는 항공사로 변신중"이라고 말했다.
송창민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시아 항공사 중 미주노선 점유율 1위인 대한항공의 선점 효과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대한항공의 성장성은 한국인 출국자 수 증가보다 아시아의 아웃바운드 성장 잠재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송 연구원은 "아시아 신흥국가들의 경제 성장률이 증가할수록 미주 환승수요와 한국 입국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4ㆍ4분기 실적이 이례적으로 3ㆍ4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체의 실적은 통상적으로 여름 휴가 수요가 집중되는 3ㆍ4분기에 가장 좋으나 2009년은 신종플루로 인해 4ㆍ4분기 실적이 더 좋을 것"이라며 "3ㆍ4분기는 신종플루 우려로 인해 수요가 저조했던 반면 4ㆍ4분기 들어서는 우려감 완화로 여객 수요가 빠르게 살아났고 화물 수요도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급증따라 주가 코스피대비 초과 상승 할듯
■애널리스트가 본 이회사
대한항공의 여객과 화물수송 모두가 회복국면을 맞고 있다.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여객은 지난 해 12월부터 좋아지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간 전년대비 감소했던 내국인 출국자수가 12월부터 증가로 돌아섰는데 이는 환율이 하향 안정됐고, 신종플루 예방접종 시작과 함께 공포심이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1년 이상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살아나면서 2010년 내국인 출국자수는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국인 출국자가 증가하면 항공사의 국제선여객 운임도 상승하는데 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항공권의 가격이 가장 비싸기 때문이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화물 수송은 이미 지난 해 9월부터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항공화물은 세계 경기침체로 선진국의 IT 제품 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 해 3ㆍ4분기까지 전년대비 물동량이 줄었으나 4ㆍ4분기부터 물동량이 전년대비 증가하기 시작했다. 또 2010년에는 물동량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선진국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회복되면서 IT 제품 수요가 늘어났고,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이 2010년에 열려 IT 제품 특수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항공사는 지난해 9월과 11월 두 차례 화물 운임을 인상했는데 항공화물이 늘어나면서 운임이 순조롭게 상승하고 있다. 2008년 대한항공은 연료비가 급증하면서 99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09년은 수요 부진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감소로 영업이익이 1,639억원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또 2010년 1ㆍ4분기부터 3ㆍ4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역시 2010년 상반기까지 KOSPI 대비 초과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