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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자(사설)

요즘 우리 경제가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느낌이다.작년 말부터 시작된 노동계의 파업사태는 여야영수 회담을 계기로 소강상태이나 국회의 재개정 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면 언제 다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산업계에 몰아닥치고 있는 명예퇴직 조기퇴직 바람은 과거 경제발전의 주역이었던 40∼50대의 직장인들을 주눅들게 만들고 있다. ○채용박람회의 인적잠재력 신문지상에는 재벌그룹 인사와 관련, 대대적인 승진인사라고 보도됐지만 그 뒷전에는 백명이 넘는 임원들이 소문없이 물러났다는 얘기다. 대기업의 분위기가 이 지경이니 중소기업들의 사정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또다른 사건은 노동계의 파업사태에 외세가 개입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공개권고까지 듣게 된 사실이다. 냉정하게 판단해 볼때 개정 노동관계법은 자체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절차상의 문제가 클지언정 큰 방향은 선진국형으로 가자는 것이다. 과거 30여년동안 눈부신 성장을 해온 우리 경제가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국민들은 자신감을 잃고 왜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었는가. 대한민국의 성장기는 이미 지나가고 벌써 쇠퇴기로 접어든 것인가.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는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다만 이런 과제들이 파헤쳐져 있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에게는 일을 하고자 하는 양질의 노동력이 얼마든지 있다. 최근 중소기업 채용박람회에 몰린 8만여명의 인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중소기업 채용박람회라서 망설이며 나오지 않은 잠재인력까지 감안한다면 일하고자 하는 인력은 얼마든지 있다. ○지도자는 미래비전 제시를 문제는 이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우리는 국가비전의 부재를 지적하고 싶고 하루 속히 새로운 세기를 지향하는 국가비전이 제시되어야 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의기소침하게 된 것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60∼70년대 빈곤에서의 탈출, 80년대의 잘 살아보자는 의욕과 같은 미래에 대한 설계가 없는 것이다. 국가지도자들이 할 일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첫째, 말로만의 세계화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 기업들이 세계를 무대로 맘껏 뛸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워 줘야 한다. 또 외국기업들이 우리 시장에 얼마든지 진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오죽하면 하던 사업을 내버리고 철수하는지 그 원인을 깊이 인식하고 과감한 개방을 해야 한다. 둘째,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규제철폐를 과감히 실시하는 것이다. 규제완화 정도로는 경제의 활력을 찾기가 불가능하다. 아주 없애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야 한다. ○「규제왕국」 오명 벗을때 일본에서도 대장성을 아예 없애버릴 계획이라는 것만 봐도 행정규제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해외기관들로부터 「규제왕국」으로 평가받고 있으면서 이에대한 대책없이 국가를 경영한다는 것은 대표선수의 발목을 묶은채 국제경기에 내보내는 것과 다를바 없다. 규제철폐에 대한 대통령의 결단을 재삼 촉구한다. 셋째, 물가안정과 과소비의 진정이 필수 불가결하다. 기업 사장중에 장사가 되는듯 하면 외제차를 사고 골프치러 다닐 궁리나 하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술개발과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데 소홀한채 작은 성취에 안주해 과소비를 일삼은 결과가 오늘의 어려움을 초래한 원인이다. 우리 앞에는 사회 간접자본의 확충, 해외로의 진출, 규제의 철폐등 숱한 과제가 놓여 있다. 의기소침한채 주저앉아 있을 때가 아니다. 선진한국의 미래를 개척하는 정신으로 다시 뛰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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