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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부동자금 "믿을곳은 强달러"

[세계는 저금리시대]<下>돈 어디로 가나미국과 일본의 금리 인하로 촉발된 저금리 시대는 유동성 확대를 통한 잉여자금(투자자금)의 부동화(不動化)를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자자금은 환금성ㆍ안정성ㆍ수익성의 세 가지가 어우러져 최대의 효율을 올릴 수 있는 곳으로 흐르게 마련이지만 이 같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금융 및 상품을 찾기란 쉽지 않다. 최근처럼 세계 경제 전체가 불안한 양상을 보일 때는 더욱 그렇다. 여기에 또 하나의 부정적 변수가 있다. 바로 미국과 일본을 축으로 한 증권시장의 침체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투자자금은 증시로 유입되게 마련인데, 지금 세계 증시가 앓고 있는 홍역을 감안하면 이 같은 도식(圖式)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ㆍ원유ㆍ곡물과 같은 상품과 채권 등에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중 곡물은 물론이고 원유로의 자금 유입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곡물과 원유는 기본적으로 수급 상황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현재와 같이 공급우위의 상황이 지속되면 돈이 몰릴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다만 금은 지난해 11월 바닥을 찍은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환금성까지 갖추고 있어 투자자금이 몰릴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는 상태다. 그러나 달러의 강세가 유지되는 한 국제 부동자금은 미국, 그 중에서도 채권에 몰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은 변동금리채권이 아닌 이상 사전에 금리가 확정되는 금융상품이며, 특히 국채는 정부가 원리금 지급을 보증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높다. 또한 환(換) 리스크가 커질 경우에는 헤지의 일환으로 '강한 달러'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어 도쿄는 물론 런던 금융시장의 부동자금이 뉴욕으로 향할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를 반증이나 하듯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올들어 가파른 하락세(채권 가격 상승)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의 투자자금이 아시아의 이머징 마켓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진국보다는 후진국의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 격차를 이용한 수익률 게임에 나설 공산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각국도 국내 경기둔화 방어를 위해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는데다 환 위험도 커 이 같은 시나리오는 큰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결국 달러의 강세가 유지되는 한 국제 부동자금의 흐름은 미국으로 방향을 잡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파이낸셜 타임스가 지적했듯이 최근의 달러 강세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혼돈 와중의 산물'인데다 언제 약세로 돌변할 지 모르는 상태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국제 부동자금은 그야말로 갈 곳을 잃고 떠도는 부동의 자금이 될 수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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