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경선 패배 후 자택에서 칩거해온 박근혜 전 대표가 27일 첫 공식 외부활동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의 한 중식당에서 전국 243개 당협위원장 및 선대위원장들과 각 시도별 선대위 실무진, 본부 선대위 고문단 등 지지자 1,000여명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선대위 해단식을 겸한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해단식 규모는 가히 ‘매머드급’이라고 불릴 만해 박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박 전 대표 측은 조촐한 해단식을 계획했지만 각 지역 지지자들이 참석을 요구하는 바람에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자들은 메뉴를 자장면으로 통일하고 비용을 1만원씩 갹출했다. 박 전 대표 측은 “경선 기간 고생했던 분들에 대한 감사의 자리로, 밥 한 번 먹고 헤어지는 게 당연한 도리 아니냐”고 설명하고 있다. 박 전 대표도 “경선 때 도와줘서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모두 하나가 돼 한나라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하지만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앞섰다는 점에서 이날 모임 자체가 던지는 정치적 의미 또한 적지않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의 당 운영 과정에도 적절한 견제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한편 이 후보 측도 이날 오후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경선에서 이 후보를 지지한 당협위원장 150명가량을 초청, 대규모 모임을 가져 양측 사이에서는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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