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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첫 회의'2기 금통위' 선택은

매 떠난 자리에 비둘기… 당분간 만장일치 금리동결 이어질 듯

박원식 부총재

임승태 위원

정해방 위원

하성근 위원

정순원 위원

문우식 위원

'4대2'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이 대거 바뀌기 전 금통위의 지형도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김중수 총재 체제하에서 1기 금통위로 분류된 지난 4월까지 김대식ㆍ최도성 위원 2명의 매파를 제외한 4명이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김 총재와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였다. 금리 인상론과 인하론이 팽팽히 맞서던 2010년 하반기와 지난해 초, 김ㆍ최 두 위원은 금통위가 금리동결을 결정할 때 소수의견(인상)을 제시하면서 김 총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면 금통위원 6명 가운데 4명이 바뀌고 1명이 충원된 새 금통위의 지형은 어떠할까.

10일 금통위 2기 체제의 막이 오른다. 한은 금통위는 10일 새 금통위원들이 참석하는 첫 정례회의를 열고 9개월째 동결 중인 기준금리(연 3.25%)를 결정한다. 새 금통위원들의 성향은 금통위 개최로부터 6주 뒤에 공개되는 의사록에서 대략적인 내용이 공개된다.

하지만 새 금통위원들의 성향과 임명 배경을 통해 성향을 유추해볼 수는 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총재가 새 금통위를 한결 수월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즉 새 금통위가 전반적으로 김 총재와 같은 비둘기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보다 김 위원의 퇴진이다. 김 위원 자리는 한은 총재 추천 몫이다. 총재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 힘든 자리다. 김 위원은 2008년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불리던 이성태 전 총재의 추천으로 임명돼 그 이후 취임한 김 총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 자리는 김 총재가 추천한 문우식 위원으로 바뀌었다. 문 위원은 김 총재가 몸담았던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이기도 하다.

최 위원(금융위원장 추천 몫)의 역할을 대신할 사람도 눈에 띄지 않는다. 후임인 하성근 위원은 비록 학자 출신이지만 온건파 내지는 비둘기파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대차 사장까지 역임한 재계 출신의 정순원 위원(대한상공회의소 추천), 극단적 비둘기파인 강명헌 전 위원(기획재정부 장관 추천) 후임인 정해방 위원도 과거 이력이나 추천 배경을 볼 때 매파적 의견을 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박원식 부총재도 김 총재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임인 이주열 전 부총재도 내심으로는 매파적 성향이 적지 않았으나 총재와 불협화음을 낼 수 없는 부총재라는 자리의 특성상 별다른 이견을 나타내지 못했다는 게 한은 안팎의 중론이다. 더구나 박 부총재는 김 총재 취임 당시 첫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이다.

국내 증권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금통위원 7명 가운데 매파적 성향을 가진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며 "시장에 큰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만장일치의 동결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외 경제상황도 동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국내 경제상황은 긍정적 경제지표와 부정적 지표가 엇갈리고 있고 유럽은 프랑스와 그리스 선거를 둘러싼 정치 불확실성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통위 하루 전인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통화 및 유동성'을 보면 시중 유동성을 보여주는 광의의 통화(M2)는 전년보다 5.7% 늘어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빠른 증가속도를 나타냈다. 은행 가계대출은 3월 한달간 4,000억원 감소했다가 4월 들어 1조3,000억원 늘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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