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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한국건축100년] 2. 공공건축물

◇개항과 근대건축의 시작=우리 근대건축은 개항을 통해 외국문물을 경험하면서 시작된다. 1880~1900년대초 지어진 미국대사관과 러시아·영국·프랑스 공사관들이 근대건축의 첫 걸음인 셈이다. 세계질서의 변화 속에 새로운 건축이 필요했던 우리로서는 서양의 건축양식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일제시대와 왜곡된 건축근대화=서양의 건축을 우리 것으로 소화하려는 시도는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왜곡된 근대건축문화를 형성하게 된다. 일제시대 건립된 건물은 그 용도가 변하긴 했지만 오늘날까지 주요 공공건축물로 남아있다. 조선총독부(옛 중앙청), 경성부청(현 서울시청) 등이 그것이다. 이시대 공공건축물들은 식민지정책에 따라 건립된 까닭에 위압감을 주는 건축양식이 적용돼 있다. 건축재료로 화강석이 많이 사용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시기 건축물들은 규모가 크고 규격과 엄격을 상징하는 대칭형 구조로 된 점도 특징이다. ◇전후복구와 새로운 출발=6.25전쟁 직후 공공건축은 신축보다 복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후 본격적인 건축의 시작은 59년 국회의사당 건설을 위한 현상설계공모가 시작되면서 부터. 이 현상설계공모는 한국근대건축의 대부인 김수근씨가 일본에서 귀국, 한국에서 건축활동을 시작하는 계기도 됐다. 당시 지은 건물은 국립관상대와 자유센타, 프랑스대사관 등. 여기에는 당시 건축계를 풍미하던 합리적 경향의 모더니즘이 녹아있다. 노출콘크리트가 유행하고 장식이 줄고 기능성이 강조됐다. ◇우리것에 대한 정체성 모색=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진행된 70년대에 접어들면서 곳곳에 대형 공공건물들이 세워졌다. 한국의 전통적 조형과 공간체계에 대한 연구가 공공건물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다. 세종문화회관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극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기둥을 일렬로 세우는 열주(列柱)식 기법, 전통 문양 및 지붕 등을 통해 한국적인 것을 추구했다. ◇문화와 다양성의 시대=80년대이후 물질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정부와 민간 등이 문화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예술의 전당, 독립기념관을 짓고 중앙청을 박물관으로 용도 변경하는 등 문화에 대한 배려를 공공건축물에 반영한다. 90년대 들어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되자 구민회관 건축이 봇물을 이뤘고 시도별 도서관도 잇달아 건립됐다. 지역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건축물이 등장한 것이다. 다원화시대라는 얘기다. ◇새천년의 모색=21세기 건축의 공통된 화두(話頭)는 인간과 환경을 조화시키는 「자연친화와 생태적인 건축」이다. 이를 추구하는 방향은 크게 두가지. 친환경적인 첨단소재와 공법을 사용하는 것과 자연 그대로의 목재와 흙을 이용하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의 바닥을 나무로 깐 것은 이같은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은우기자LIBR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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