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도 묵어야 제 맛.’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들쑥날쑥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모든 펀드가 냉ㆍ온탕을 오가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셋디스커버리’ ‘KB신광개토선취형주식’ 등 인기 펀드로는 꾸준히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에 1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내다보고 펀드투자에 나설 경우 설정기간이 길고 자금유입이 꾸준한 ‘정통 인기 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고 권하고 있다. 14일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자금 유입이 꾸준한 펀드로는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 5C-A’ ‘KB신광개토선취형주식’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 등이 꼽혔다. 설정액 기준으로 매일 30억원 이상씩 꾸준히 자금이 들어오면서 덩치를 불려가고 있다. 지난 3월25일 설정된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의 5번째 시리즈는 설정 50일 만에 벌써 1,8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식지 않은 인기를 보여줬다. 이들 펀드는 보통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5년 이상의 숙성기간을 거치며 시장에서 ‘묵은 맛’을 발휘하는 펀드다. 국내 주식형 펀드 연수익률 상위 10개 중 가장 최근에 설정된 펀드가 2006년 8월 설정된 ‘동양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 1클래스A’일 정도로 묵은 펀드들이 강세다.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상승을 발판으로 수익률이 오른 삼성그룹주 펀드들은 대부분 2004~2005년 설정된 펀드들이다. 전통의 인기 펀드 ‘미래에셋디스커버리’는 1호 펀드가 설정된 지 벌써 7년이 다 돼간다.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안 됐지만 디스커버리 5번째 시리즈에 자금유입이 지속되는 것은 1호 펀드의 탁월한 성과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연구원은 “수익률 상위 펀드의 경우 대부분 해당 운용사의 주력 펀드로 규모도 크고 수익률도 꾸준한 만큼 운용사 입장에서 관리에 더욱 철저할 수밖에 없다”며 “설정기간과 수익률이 정비례하지는 않지만 트랙 레코드(실적)가 쌓이면서 좋은 수익률을 거둔 만큼 상대적으로 좋은 펀드라고 판단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2년 이상 시장에서 검증된 상위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좋아서 자금이 몰리고 그 자금을 바탕으로 수익률이 더 좋아지는 선순환구조가 자리 잡은 상품”이라며 “분산투자를 감안할 때 이들 펀드에 전체 포트폴리오의 30~40% 정도를 투자하는 것은 안정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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