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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참여연대] 주총대결, 집중투표제 불발

삼성전자와 SK텔레콤, 현대중공업, ㈜대우, LG반도체등 5대그룹 주력사와 소액주주를 대표한 참여연대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20일의 5개사 정기주주총회는 큰 충돌없이 회사측 원안을 대부분 통과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참여연대가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집중투표제에 대해서는 5개사 모두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정관개정안을 상정, 표결 등을 통해 통과시켰다. 일부 회사의 주총에서는 표결결과만을 놓고 볼 때 참여연대의 우호주주 규합이10% 미만에 그쳤으나 SK텔레콤에서는 ‘집중투표제 배제’에 대한 반대의견이 25%에육박,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와 달리 회사측과 참여연대는 격앙된 감정싸움을 자제, 논리를 앞세운 설전을 벌였으며 소액주주의 의견에 대해 충분한 발언권이 주어져 과거 요식절차와 다름없던 주총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제기되기도 했다. 각사별 주총상황을 요약한다.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제30기 정기주총에는 참여연대의 대표격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김석연변호사 등 치밀한 논리로 무장한 소액주주 대표들이 집결, 팽팽한 긴장감속에막이 올라 회사측과 참여연대간에 다소 장황한 논쟁이 이어졌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상호간에 큰 충돌없이 회사측 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총회는 오전 9시 개회후 점심식사를 위한 정회 시간을 포함해 오후 5시45분까지총 8시간45분간 진행돼 지난해의 13시간반에 비해 전체 시간이 상당히 단축됐다. 주목을 끌었던 집중투표제 배제를 포함한 정관개정안 심의에서는 회사측이 의결권에 대한 일괄위임을 받은데 반해 참여연대는 각 안별 개별위임을 받음에 따라 의안처리를 위한 찬반표결 방식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으나 표결끝에 90% 이상의찬성으로 회사측 안대로 가결됐다. 참여연대측이 주주제안으로 제시한 수정안 역시 부결돼 집중투표제 도입은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이밖에 이사 및 사외이사, 외부감사선임건을 둘러싸고 장시간 논쟁이 이어졌으나 참여연대측이 충분한 반론제기 후 표결권 발동을 철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참여연대는 그러나 사전 회사측과의 협의를 통해 본안건 통과 이후 폐회전 경영상황에 대한 총괄적인 질의시간을 할애받아 ▲국내외 부실투자 문제 ▲소액주주고충처리센터 운영의 미비점 ▲임원에 대한 가지급금 지급의 적정성 등에 대해 추궁, 회사측으로부터 답변을 들었다. 한편 주총에서는 배병관 부사장과 강호문 부사장, 임형규 부사장, 김인주 전무등 4명을 신임 이사로, 사외이사로 김석수 변호사와 이만우 고려대 교수를 선임하고보통주 12%, 우선주 13%의 배당을 의결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의 제15기 주총에서는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를 오는 2001년 3월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재검토해 정한다'는 회사측의 정관변경안을 주주들의 투표를 통해승인했다. 그러나 회사측안에 대해 약 25%가 반대표를 던져 참여연대측 우호주주 확보가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한국통신 보유 18%가 회사측안을 지지하지 않았을 경우 이변이 생길 수도 있었다고 참여연대측은 주장했다. 주총은 참여연대측이 도입을 주장한 감사위원회 대신 감사협의회를 신설키로 했고 전체이사중 4분의 1 이상의 사외이사를 두기로 하는 등 회사측과 참여연대 등 소액주주간에 큰 충돌없이 약 4시간만에 끝났다. 신임이사에는 최태원(崔泰源) SK㈜회장, 신중목(愼重穆) 재무관리실장, 강용수( 姜龍洙) 전략기획실장을 선임했다. 주총에서 참여연대측과 타이거펀드, 일부 주주들은 SK텔레콤이 전산시스템 아웃소싱을 특수관계회사인 SK C&C로 선정한데 따른 전산장비가격의 적정성 여부, 태국WCS사와 인도의 DSS모빌 커뮤니케이션스사 등에 대한 해외투자에서 손실을 입은데 대한 경영책임 등을 따졌다. ■ ㈜대우 역시 집중투표제 도입은 무산됐으나 참여연대측은 부당내부거래에 관여한 임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참여연대는 또한 회사의 해외부문 부실과 부채비율 증가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임원에 대한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으며 김종상(金鍾相) 세일세무회계사무소 회계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주당 2%(1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 현대중공업 울산에서 4시간동안 진행된 현대중공업의 제25기 주총은 `스톡옵션제'와 `중간배당제', `집중투표제 배제' 등의 새로운 정관변경 내용을 회사측 안대로 통과시키고 마무리됐다. 임기가 만료된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박병기 전무, 유영철 전무이사를 유임시키고 김재수 현대건설 부사장, 김종운 현대중공업 전무 등 이사 6명을 새로 선임했다. 이날 주총은 초반부터 고태관 변호사가 총회절차상의 법률적 하자를 제기하고의장 불신임 동의안을 제청했으며 참여연대측 주주들이 각 안건마다 투표권을 발동하면서 회의진행이 지연됐다. 한편 참여연대는 주주총회의 법적절차 하자부분과 내부거래 등 이날 다루지 못한 불법 경영내용에 대해서는 법원에 주주총회 결의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LG반도체 빅딜(대규모사업교환) 대상으로 올라 참여연대가 막판에 타깃에서 제외시킨 LG반도체의 주총에는 `LG반도체 사수 및 생존권확보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장 김준수)'가 주총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시작부터 파행으로 진행됐다. 비대위는 의장인 구본준사장이 주총 성립을 알리는 개회선언을 하자 "사측이 `우리사주'를 보유한 사원들에게 주총 일정을 통보하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를들어 주총 연기를 요구했으며 회사측과 몸싸움까지 벌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구사장은 이사선임 건 등 상정된 5개 안건을 5분여만에 통과시키고 회의 개시 1시간만인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폐회를 선언했으나 비대위측이 출입구를 봉쇄하는 바람에 구사장은 폐회를 선언한지 1시간여가 지난 이날 낮 12시 40분께에야 회의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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