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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으로 대통령 뽑다니 꿈만 같아요"

지난 5월 탈북 조천룡씨 첫 투표"내 손으로 직접 대통령을 뽑는다는 게 정말 꿈만 같습니다"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지난 5월 서울에 안착한 탈북자 조천룡(48)씨는 이번 16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그 누구보다 들뜨고 흥분돼 있다. 조씨는 최근 집으로 날라온 대통령 투표 용지를 몇 번이나 만지작거리며 후보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이력을 유심히 살펴 보는 게 하루 일과가 됐다. 그는 "북에서는 간접 선거라서 자신의 뜻을 직접 전달하기가 힘들지만 이곳에서는 개인이 선호하는 인물을 직접 뽑을 수 있어서 자신이 정치의 주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북에서 노동당원으로서 인텔리계급에 속했던 조씨는 좀더 자유로운 삶을 찾아 지난해 목숨을 걸고 누나와 함께 중국으로 탈출해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서울에 도착했다. 이후 강서구의 조그마한 임대아파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조씨는 지난 6월 지방선거 때도 유세장을 훔쳐보며 남한의 선거를 '사전탐색'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조씨는 "나에게 선거권은 누구를 뽑는다는 사실도 있지만 저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이곳에서는 대통령 선거권을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해가 잘 안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내심 투표할 후보를 이미 정해놓은 것 같았지만 "비밀투표 아닙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남한'의 대통령선거에 남다른 감회를 느끼고 있는 조씨도 선거운동 풍토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자본주의사회가 아무리 경쟁을 바탕으로 한 사회라지만 선거운동기간 상대방을 깎아 내리기에 만 너무 몰두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후보들이 실현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공약들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라며 선거운동 분위기에 일침을 놓기도 했다. 북에서 한의학과와 전기관련학과 등 대학을 2곳이나 나온 조씨는 앞으로 한의학을 공부하고 싶지만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현재 생계를 위해 전기기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다. 조씨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면서 "북에 두고 온 가족들과 함께 만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밝혔다. 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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