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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성격의 형제통해 가족사랑 강조

[새영화] '우리 형'

한때 부산 사투리가 영화 흥행의 ‘표준어’였던 적이 있었다. 2001년 ‘친구’가 전국관객 800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홈런을 친 뒤 ‘똥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이 연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8일 개봉하는 ‘우리 형’(감독 안권태ㆍ제작 진인사필름)은 언뜻 ‘친구’의 연장선에 있어 보인다. 까만 교복 차림의 고등학생들이 심한 부산 사투리가 섞인 육두문자를 날려대는 장면들은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 최근 유행하는 ‘가족애’ 코드까지 결합시키며 흥행에 필요한 요소들은 충분히 갖췄지만 영화는 이들을 그리 매끈하게 엮어내진 못했다. 종현(원빈)과 성현(신하균)은 연년생 형제. 하지만 형 성현이 언청이인 탓에 어머니(김해숙)은 늘 형만 감싸고 동생은 찬밥 신세다. 학교에서도 형은 늘 1등을 독차지하며 서울의대에 진학하지만 동생은 매일 싸움질만 한다. 동생은 소심한 형을 대놓고 무시하며 ‘형’이라는 말도 붙이지 않는다. 형이 짝사랑하는 미령도 결국 동생 차지다. 잔잔하게 흘러가던 영화는 어머니가 사기를 당하면서 갑작스레 반전한다. 형제의 삶도 꼬일대로 꼬인다. 종현은 사채업자와 결탁해 이웃 식당을 엎어 버리고 잘 나가는 의사가 되어야 할 형 성현마저 가족의 업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영화가 결국 노리는 것은 가족 사랑이다. 그러나 이를 그리고자 하는 부분들이 “우리 엄마 새 살림 차려줘야지” 정도의 투박한 대사들로 채워졌고 작품의 디테일 묘사도 치밀하지 못하다. 90년대 후반의 대도시 부산이라는 설정과는 달리 학생들의 교복은 70년대 풍이고, 마을 풍경이나 거리를 달리는 차들은 잘 봐줘야 80년대 중반이다. “의도된 이질감”이라고 감독은 설명했지만 어긋나는 시대적 묘사는 관객들에겐 거슬릴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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