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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인력ㆍ자금ㆍ생산 3중고
입력2003-07-29 00:00:00
수정
2003.07.29 00:00:00
서정명 기자
중소기업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은행과 사채시장에서 빌린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시달리는가 하면 급감하는 주문량에 공장라인도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인력난ㆍ자금난ㆍ생산난 등이 겹치면서 위험한 외줄타기가 계속되고 있다.
◇자금흐름 냉각상태=중소기업 CEO 10명중 8명은 현재의 경기상황이 위기국면이라고 보고 있으며 특히 30%는 심각한 위기에 처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경제성장률도 46.8%가 2%대에 머물 것으로 답했고 1%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대답도 21.2%에 달했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위기감은 자금흐름 악화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외상대금을 정상으로 지급하는 회사는 29.9%에 지나지 않았고 31.0%가 30일 이상 대금지급을 지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 수처리 제품을 생산하는 K금속 사장은 “자금회전이 전혀 되지 않고 있으며 외상거래가 지난해의 2배에 달하고 있다”며 “경기침체에 최저가 입찰제도가 덤핑을 유발해 매출액이 지난해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과 사채시장에서 빌린 대출금의 경우 23.7%가 만기일에 제대로 자금상환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30일 이상 연체해 부도위기에 몰려 있는 업체도 8.5%에 달했다.
실제 열처리생산 업체인 K사 사장은 “매출부진으로 5개 카드를 이용 돌려막고 있다”며 “구매처에서는 어음도 발급하지 않고 대금을 6개월 넘게 지연시키고 있어 도산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자금난에 시달리다 보니 `손해보더라도 일단 숨통을 열어보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할인판매에 나서고 있는 기업도 52.7%에 달했다. 반면 정상가격으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는 38%에 불과했다.
기협중앙회 정욱조 경제조사처 과장은 “자금악화로 인한 덤핑판매 속출로 10개 업체중 9개사가 매출액이 20% 이상 줄어들었으며 37.8%가 은행 등 제도권 내에서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사채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균가동률은 51개월 만에 최저치=기협중앙회가 중소제조업 1,500개사를 대상으로 생산설비 평균가동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 6월중 가동률은 극심한 내수침체와 조업활동 부진 등으로 지난 99년 3월 이후 5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모든 업종에서 정상가동률인 80%를 밑돈 가운데 출판ㆍ인쇄ㆍ기록매체복제업(62.6%), 가죽ㆍ가방ㆍ신발(64.3%), 섬유(65.9%) 등 12개 업종은 70%보다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유휴설비와 공장라인을 놀리고 있는 지경이다.
경기도에서 인형을 생산하는 L사 사장은 “사람 구하기도 힘들고 어렵게 구하더라도 인건비를 감당하기도 힘들어 일부 생산라인을 가동중단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공장을 옮길 수 밖에 없다”며 산업공동화를 걱정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중소기업 공장 설립도 크게 줄어들었다. 산업단지공단 동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경남과 부산ㆍ울산 지역의 경우 공장설립 승인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6%나 줄어든 188건에 그쳤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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