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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 러시아.몽골방문] 러시아방문 의미
입력1999-05-26 00:00:00
수정
1999.05.26 00:00:00
김준수 기자
김대중 대통령의 27일 러시아 방문은 정상차원 4강외교의 마무리이자 한·러 양자 관계의 재활성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金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우리의 포괄적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러시아측의 확고한 지지와 협조의사를 확인함으로써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와 평화보장에 밀접히 관계된 주변 4강의 협력기반을 굳히는 완결판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가 이미 폐기된 북·러간 동맹조약을 대신할 우호선린협정에 가서명하는 등 최근 대북 접근을 재조정하고 있는 만큼 金대통령이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러시아의 협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金대통령은
이번 옐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우리의 포괄적 포용정책에 적극 호응하도록 러시아가 북한을 설득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서 북한을 의식,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일방적인 지지표현은 피하면서도 이 정책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임을 지적함으로써 지지입장을 분명히 나타낼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은 또 옐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4강이 참여하는 6자대화나, 몽골까지 포함하는 7자대화 등을 통해 동북아 안정과 평화를 보장할 수 있는 다자안보협력체 구성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다자안보협력체는 관계국의 엇갈린 이해 때문에 조기에 구성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반도의 영구적 안정과 평화를 위해 이러한 협력체가 필요하다는 金대통령의 생각은 확고하다.
金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이와 함께 지난 90년 수교 이후 한·러 양국의 내부 사정 등으로 인해 침체됐던 양자 관계를 현실적 기반 위에서 다시 활성화하는 계기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 94년 6월 김영삼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이후 지난 5년간 정상간 교류가 없을 정도로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박정수 외교통상장관의 사퇴까지 초래한 한·러 정보기관간 외교갈등도 이러한 배경 속에서 촉발했다고 할 수 있다.
한·러 양국은 이에 따라 金대통령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양국간 「건설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동반자관계」를 심화·발전시키는 계기로 삼는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를 위한 비전을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서 7~8개 항으로 종합제시하기 위해 구체적인 문안협의를 벌이고 있다.
이 성명은 대북 포용정책, 실질 경제협력 등에 관한 정상회담 논의내용을 포괄하게 되나, 특히 「민주주의와 인권존중」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양국이 함께 추구한다는 이념적 동질성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러 양국 관계의 재활성화에는 무엇보다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한 실질 협력관계의 확대발전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양국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제2차 경제과학기술공동위에서 김대통령의 방러기간중 대규모 민간경제협의회와 무역포럼을 개최하고 우선 물품만 거래한 후 일정기간 뒤 지정은행에서 차액만 결제하는 구상무역을 실시하며 나홋카 공단을 당초 계획 30만평에서 6만평으로 줄여서라도 1단계 조성공사에 실제로 착수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이 정상회담 후 나홋카 한·러공단 개발협정, 원자력협력협정, 산업협력양해각서 등을 체결키로 한 것도 이에 따른 것이다.
다만 경협차관 상환문제는 93년 이전 상환도래분 1억1,260만달러에 대해선 연말까지 현물로 모두 갚고 94년 이후 만기분은 내년부터 현물상환한다는 원칙의 합의에도 불구, 러시아가 일부 탕감과 현물의 상당부분을 방위산업 물자로 가져갈 것을 요구하고 있어 쉽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김준수 기자 J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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