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시장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올해 시행된 일반기업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00대1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공모주 청약 열기를 침체된 증시 활성화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당국이 증시에 훈기를 불어넣을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간 실시된 윈하이텍 공모주 청약에서 일반 대상 52만8,000주 모집에 3억1,130만여주가 몰려 59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1조2,918억9,500만여원에 달했다. 앞서 올 상반기 공모주시장도 흥행가도를 달렸다. 지난 2월 공모를 진행한 오이솔루션이 1,253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한국정보인증(922대1), 인터파크INT(492대1)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들어서도 트루윈이 1,018대1을 기록하는 등 공모 청약 대박 행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올해 기업 상장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어서 공모주 청약 열기는 하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경수 거래소 이사장은 "올해 코스닥 70여곳, 유가증권 10여곳이 새로 상장할 것"이라며 "상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말했다.
공모주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저금리 기조에 피로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얼어붙은 증시를 녹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주식 거래대금도 3조 8,500억원으로 4조원 아래로 내려갔으며 최근에는 2조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공모주 투자에 돈이 몰린다는 것은 시중에 투자에 목마른 유동자금이 있다는 얘기"라며 "이 자금이 증시에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일보다 7.42포인트(0.37%) 오른 2020.90에 거래를 마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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