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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 상단(2,060포인트)을 뚫고 상승하는 가운데 그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렀던 거래대금까지 늘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코스피가 모처럼 찾아온 강세장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 끼워진 셈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모멘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미국·중국의 경기 회복 △기업 실적 등 지수 상승을 위한 네 박자가 갖춰진 만큼 대세 상승장의 관건인 거래대금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6조4,287억원으로 전날(6조102억원)에 이어 또다시 6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대금이 이틀 연속 6조원을 넘은 것은 2012년 9월 이후 2년 여 만이다. 이번 거래대금 증가는 지난 3년간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렀던 때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일시적으로 거래대금이 늘었다가 바로 급감하는 일이 잦았지만 최근에는 추세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이다. 3조원 중후반대를 오르내리던 거래대금은 지난 23일 4조2,579억원으로 4조원 벽을 넘은 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거래대금은 지난해 9월12일(6조6,945억원)에도 6조원 벽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이때는 포스코가 장 시작 전에 한 250만주(8,000억원 규모)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영향이 컸다. 다음날 거래대금은 4조186억원으로 다시 쪼그라들었다. 이를 빼고도 2012년 7월 이후 2년간 거래대금이 6조원을 넘어선 시기는 총 일곱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하루 반짝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가 1,950~2,010의 박스권에서 머물고 있던 때여서 거래대금 증가가 코스피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일시적인 이벤트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대금 증가는 과거와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거래일 동안 나타나는 거래대금 증가는 코스피가 과거와 달리 정체된 박스권을 탈피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앞으로 강세장이 이어지는 데 거래대금이 밑바탕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시장의 추세 변화를 판단하는 데 거래대금이 중요하다"며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고점을 넘어섰다는 것은 돌파선이 지지선이 될 수 있고 지지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박스권 상단에서 거래대금이 폭증하고 꺾였지만 이번에는 거래대금이 증가한 다음 그 영향으로 고점을 넘었다"며 "이제 2,050선은 견고한 지지선이 될 것이며 2,100선 돌파도 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거래대금 증가로 코스피의 추세적 상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 끼워졌다는 것이다.
거래소 역시 최근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거래대금을 반기는 분위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수가 10포인트 상승하더라도 거래대금이 3조원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최근의 지수 상승은 거래대금이 23일 이후 4조원대를 넘어서고 다시 29일부터 이틀 연속 6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거래대금 증가를 동반한 상승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통상적으로 지수 상승은 경기를 6개월 선반영하고 거래대금은 주식 시장 활황을 3개월 미리 반영한다는 점에서 코스피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코스피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투자자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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