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이란 경제를 짓눌러온 경제 해제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업들이 앞다퉈 이란으로 몰려들 분위기다. 이란이 산유국인 만큼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정유와 가스 업종이다.
경제 제재에 따라 이란의 석유 수출량은 급감해 기능을 상실한 유정(油井)수는 늘어만 갔다. 전문가들은 정유 부문에서 10여년간 이어진 투자 부족을 메우려면 2,000억달러(약 228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에너지 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질 전망이다. 다국적 석유기업인 로열 더치 셸과 이탈리아 ENI 등은 이미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아 이란 고위 당국자와 접촉을 했다. 이란은 경제 제재로 원유 생산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적 에너지 기업의 대규모 자금과 최신 기술력이 필요하다.
FT는 “유럽과 미국 기업들도 이란 관리를 접촉했고 심지어 부지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나도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 외에 중동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도 유망하다. 경제 제재로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자 이란 자동차 국내 생산량은 급감했다. 최근 몇 년간 부품 조립분야의 근로자 10만명도 일자리를 잃어버렸다.
항공 산업도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 항공사들은 앞으로 10년간 낡은 민간 항공기를 대체하기 위해 적어도 300대 이상의 비행기 구입을 원한다. 이란은 이밖에 여행과 IT, 채광, 은행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인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의 한 은행가는 “이란 업계는 너무 오랫동안 머리를 물 아래에 넣고 있었다”며 “이제는 물 밖으로 나와 숨을 쉴 차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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