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아주 가까운 미래. 미국의 어느 한적한 호숫가 마을에 강력한 비바람이 몰아친다. 이상하게도 폭풍이 그친 뒤 호수 건너편에서 기이하고 어딘지 섬뜩한 안개(mist)가 시내로 몰려오기 시작한다. 공교롭게 모든 휴대폰은 먹통이 되고 전기마저 끊겨 사람들은 시내 할인마트에 몰려들어 생필품을 사재기하며 북새통을 이룬다. 할리우드에서 영화 포스터를 그리는 화가 데이빗 드라이튼(토마스 제인)도9살아들 빌리(나단갬블)와마트를 찾았지만 안개는 이곳까지밀려왔다. 하지만 놀랍게도 안개 속에서한노인이피를 흘리며 뛰쳐나와‘여기에 무엇인가 있다’고절규하고 사람들을 극심한 공포에 빠지는데….도대체 안개 속에는 무엇이 숨어 있는 걸까. 소설가 스티븐 킹의 단편‘안개’가 SF서스펜스 블록버스터로 재탄생했다. 킹은 이미‘캐리’‘미저리’‘쇼생크 탈출’ 등 수많은 작품이 영화로 옮겨져 관객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작가. 금세기 최고의 서스펜스 대가로 불리는 그가 자신의 원작 소설‘쇼생크 탈출’과‘그린마일’을감독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과또한번 의기 투합,‘명품 서스펜스’를 내놓았다.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킹-다라본트의 인연은198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인기 작가로 유명세를 얻은 킹은 영화학도를 후원하기 위해 자신의 단편 소설을 단돈 1달러에 각색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 중 한 명이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이었던 것. 탄탄한 원작 소설에 힘입어 영화의 구성은 치밀하고 반전 또한 절묘하다. 게다가 인간의 본성을 깊이 성찰할 수 있게 해준다. ‘킹콩’과‘나니아 연대기’ 등 놀라운 비주얼을 연출해 낸 특수효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미지의 괴생명체를 창조한 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특수효과 팀이만들어낸 촉수괴물·곤충괴물·거대독거미 등은 지구종말의 예언을 떠올리게 하는데 손색 없기때문. 다만 영화의 주요 촬영 장소가 할인마트에한정되다 보니 SF영화의 웅장한 스케일을 기대한관객이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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