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규제는 외환위기를 계기로 1만건에서 7,000건으로 떨어졌다가 매 정권마다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 현재 1만5,269건이 됐다. 최근 5년(2008~2012년)간 만들어진 경제규제만도 335건이나 된다. 물론 일부 규제는 필요성이 분명하지만 상당수 기업 관련 규제들은 시장의 자율적인 혁신과 경쟁을 저해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 우선적으로 규제총량제를 도입해 규제의 총량을 유지한 뒤 점진적으로 규제총량을 축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규제총량제는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규제가 신설되거나 강화되면 이에 상응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 또는 완화하는 식으로 규제의 총량을 유지해나가는 제도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규제신설시 폐지해야 하는 규제의 비용을 단계적으로 상향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제일몰제와 관련해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규제가 폐지되는 일몰제 방식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규제일몰제는 존속기한 경과시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자동효력상실형'과 일정 주기로 존속 여부를 재검토하는 '재검토형'으로 나눠지는데 지금까지는 대부분 재검토형 일몰제 위주로 운영해왔다. 정부 관계자는 "모든 규제에 네거티브 규제 방식을 확대하는 것과 연계해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규제일몰제를 늘리겠다"고 설명했다.
경제자유구역 등 전략적인 투자유치 지역에는 규제가 더욱 완화된다.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병원(영리병원)의 외국인 환자 규제가 완화되고 외국인 의료진 채용도 허용된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병원 설립요건은 제주도 수준으로 쉬워진다.
현재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 병원은 외국인 환자를 총 병상 수의 5% 이내만 받도록 제한돼 있다. 정부는 이를 10%까지 확대해 국내 대형 병원의 진출을 촉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현행 50%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외국 의료기관의 외국 자본비율을 낮추고 외국 의사 10% 이상 고용, 외국 의사 병원장 등의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
정부의 이 같은 규제완화 혜택은 경제자유구역의 정주여건을 최대한 개선해 외국인 투자가를 끌어오기 위함이다. 경제자유구역 내에는 영리병원 설립이 가능해진 지 10년이 넘었지만 설립을 원하는 투자자가 없어 아직 한 곳도 설립돼 있지 않다. 중국 기업이 투자한 싼얼병원이 제주도에 설립을 신청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 병원의 줄기세포 시술에 대한 관리·감독이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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