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차·구글·페이스북 등 그동안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너무 비싸거나 해외 주식이라 접근 자체가 어려웠던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28일 오는 11월17일부터 상장지수증권(ETN)이 거래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약 10개 종목의 ETN이 상장될 예정으로 약 5,000억원가량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소는 매년 시장 규모를 30% 이상 성장시켜나갈 계획이다.
ETN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고 투자 기간 동안의 지수수익률을 보장하는 만기가 있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기초자산에 연계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유사한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발행 주체가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이고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기 때문에 신용위험이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ETN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증권사로 발행사를 제한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증권사 9개사가 이에 해당한다. 또 ETN은 투자기간 동안 지수수익률을 보장하기 때문에 추적 오차가 발생하지 않고 ETF와 달리 만기가 있다.
거래소는 ETN 지수구성 종목을 최소 5종목 이상으로 규정해 상품을 만드는 증권사들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상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ETF의 경우 지수 구성 종목이 10종목 이상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품을 개발하는 운용사들의 자율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는 △시총 상위 우량주 5종목으로 구성된 바스켓지수 △해외주가지수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에 투자하는 에너지인프라 △혼합지수 △채권지수 △전략지수 등 ETF와 차별화되고 안정적인 수익 실현이 가능한 상품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투자자들은 ETN을 통해 다양한 상품에 접근할 수 있다. 이용국 한국거래소 증권상품시장부 부장은 "일반 직장인들도 1만~2만원의 소액으로 삼성전자나 현대차, 미국의 구글이나 애플 등에 투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고가주를 대상으로 한 ETN 상품은 일종의 액면분할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롱쇼트전략을 쓰는 상품을 개발하면 투자자들은 간접적으로 헤지펀드처럼 투자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ETN 상품을 만든 증권사들이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수익률을 내기 위해서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헤지전략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코스피선물이나 11월 도입 예정인 변동성지수선물 등을 동시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ETN 상품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수익률을 지키기 위해 헤지 규모도 함께 키워야 한다"며 "ETN 시장 개설로 전체 파생상품시장이 상승작용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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