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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엔에 러브콜’ 없던일로?

유엔의 승인을 받은 다국적군의 이라크 파견을 가능케 하고 이라크 전후 처리에서 유엔의 역할을 일부 확대하기 위해 미국이 제출해 놓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표결 이전에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이터통신이 7일 보도했다.미국이 결의안을 철회할 경우 결의안 통과 여부를 파병 결정의 주요 잣대로 간주해온 한국, 파키스탄 등의 여론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라크 정부 구성과 관련해 미국 입장에 반대하는 안보리 내 여론 때문에 결의안 통과를 조속히 추진한다는 당초 방침에서 후퇴했다”면서 “결의안이 철회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가 조만간 결의안 표결 여부에 대해 결단을 내릴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몇 주전만 하더라도 미국은 각국으로부터 돈과 군대를 지원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결의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으나 지금은 다른 생각을 갖게 됐다”며 미국측 분위기를 전했다. 프랑스 러시아 등이 이라크 인에게 주권을 이양하는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미국의 결의안에 거세게 반대하면서 조성된 이런 분위기로 인해 미 행정부 관리들은 결의안 통과 후의 실익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프랑스 러시아 독일 중국 시리아 등이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할 것이 확실해 9~10개국의 찬성으로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커다란 권위를 부여 받기 어렵고, 한국 등 각국과는 개별 양자협상을 통해 지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이 미 행정부의 저울질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달 1일 미국은 유엔과 미 군정 당국이 함께 헌법을 제정한 뒤 총선을 실시, 이라크 합법정부를 세우는 한편 유엔의 승인을 받은 다국적군을 통해 치안을 유지토록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하고 이달 23일 열릴 이라크 재건 지원을 위한 마드리드 회의 이전에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프랑스 등이 이에 반발하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마저 이례적으로 미측의 결의안에 반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안보리 이사국들의 반대 정서가 크게 고취됐다. <이영섭 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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