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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이 2번 타순에서 잘 치는 이유

최희섭(26ㆍLA 다저스)의 타순 논란이 일고 있다. 2번타자로 나서면 무서운 방망이를 휘두르던 최희섭이 다른 타순에 배치되면 물방방이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지난 11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부터 1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4경기에서 2번타자로 무려 7개의 홈런을 몰아친 최희섭은 이후 6번타자로 나선 2경기에서 7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올 시즌 타순별 성적도 최희섭의 '타순 편식'을 말해준다. 18일 현재 2번 타자로는 110타수 37안타 타율 0.336에 홈런이 13개. 반면 나머지 타순에서는 58타수 6안타, 타율 0.103에 홈런은 한 개도 없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일까. 본인이 뚜렷한 이유를 말하지 않는 가운데 '폭스스포츠' 메이저리그 해설가 케빈 케네디의 분석이 가장 눈길을 모은다. 그에 따르면 최희섭이 2번타자로 더 잘 치는 가장 큰 이유는 직구를 상대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최희섭이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몰아친 13일 케네디는 '최희섭이 2번타자로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상대 투수들이 최희섭이 2번 타자로 나설 때 상대 투수들이 뒤를 받치는 J.D. 드류와 제프 켄트를 의식, 볼넷을 주지 않기 위해 유인하는 변화구 대신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한 직구를 더 많이 던진다"이라고 설명했다. 즉 6번이나 다른 타순에 나설 경우에는 볼넷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투수들이 유인하는 변화구 승부를 많이 걸지만 2번 타순에서는 직구를 보다 더 많이 던지고 그 덕분에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석은 실제로 최희섭이 11일부터 15일까지 기록한 7개의 홈런 가운데 6개가 직구를 받아친 것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또 케네디는 "언젠가는 4번이나 5번 타자가 되겠지만 지금 당장 최희섭은 보호가 필요하고 1번 타자가 출루했을 때 우익수 쪽에 타구를 날릴 확률이 많은 왼손타자라는 점에서 2번타자로 나서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럼 짐 트레이시 감독은 갑자기 최희섭의 타순을 6번으로 바꾸었을까. 최희섭을 흔들어 자신의 플래툰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그 앞에 많은 주자를 두어 최희섭의 홈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타순 조정은 감독의 절대적인 권한이다. 감독이 보호해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변화구 대처 능력을 키워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알링턴=연합뉴스) 김홍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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