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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한국축구 새역사 열었다
입력2002-06-05 00:00:00
수정
2002.06.05 00:00:00
한국축구 100년사의 새 장이 열렸다.
한국팀은 앞선 체력과 전술로 폴란드를 전후반 내내 압박, 지난 54년 이래 반세기 동안 기다려 온 한국의 월드컵 첫 승을 일궜다.
경기 초반 한국팀은 긴장한 듯 둔한 몸놀림을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폴란드 크시노베크는 미드필드로부터 패스받아 아크 왼쪽을 돌파 45도 각도에서 오른발 슈팅 날리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폴란드의 흑표범 올리사데베는 특유의 순발력으로 한국의 오른쪽 측면 돌파를 시도하며 한국 문전을 위협했다.
좀체 경기 실타래를 풀지 못하던 한국팀은 19분께 미드필더 유상철이 폴란드 골대 왼쪽을 살짝 비껴가는 왼발 강슛을 날리며 승리의 기운을 잡기 시작했다.
한국의 첫 골은 이을용의 발에서 시작돼 황새 황선홍이 마무리했다.
폴란드의 힘에 밀리던 한국이 전열을 정비해 조직적인 공격을 펼치던 전반 25분.
폴란드 왼쪽 진영에서 드로잉을 받은 이을용이 문전을 확인한 뒤 '왼발의 달인'답게 왼발 인사이드로 낮고 가볍게 센터링했다.
공은 폴란드 골문 앞에 있던 황선홍에게 정확하게 연결됐고 황선홍은 차분하게 왼발 로 돌려찼다. 볼은 다이빙하는 세계적인 골키퍼 예지 두데크의 손이 닿을 틈을 주지 않은채 왼쪽그물 하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부산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여명의 붉은 악마는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히딩크 감독의 오른손이 하늘높이 치솟았다. 15년째 대표 유니폼을 땀과 눈물로 적셔온 황선홍, 영광과 회한으로 가득찬 월드컵 축구인생의 피날레의 한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10분 뒤 송종국은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쇄도하던 유상철에게 짧게 패스하고 유상철이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오프사이트로 판정났다.
추가골은 유상철의 동물적인 감각이 만들어냈다.
최전방 공격수 황선홍을 빼고 안정환을 교체 투입해 상대를 조여가던 후반 8분.
폴란드 진영 왼쪽 미드필드에서 얻은 프리킥을 김남일이 앞쪽 안정환에게 재빨리 패스하자 상대 수비수 하이토가 태클로 저지했다. 하이토의 발에 걸린 공이 아크 가까이에 있던 유상철에게 연결되자 유상철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유상철은 수비수 봉크의 태클을 살짝 피하면서 각도를 만든 뒤 슛을 방해하기 위해 발을 뻗는 바우도흐보다 한 걸음 앞서 오른발 강슛을 터뜨렸다. 볼은 전진수비에 나선 폴란드 골키퍼 예지 두데크의 손에 맞은 뒤 왼쪽 골네트 상단을 세차게 흔들었다. 붉은 색으로 뒤덮인 관중석은 스타디움이 떠나갈 듯 요동쳤다. 48년 한국축구의 가슴깊은 한이 일거에 풀리는 순간이었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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