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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정상회담 實利 챙겼지만 쟁점 시각차 여전

日 무비자 입국·FTA체결노력등 결실…독도·과거사 거론안해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간 한ㆍ일 정상회담은 비록 짧은 기간의 실무회담 성격이 강했지만 내용면에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인 방문객의 일본입국 비자면제,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북핵 문제 해결, 양국간 문화교류 확대 등 굵직굵직한 현안에 대해 뚜렷한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두 정상은 독도, 야스쿠니 신사참배, 과거사 등 양국간 첨예하고 해묵은 쟁점에 대해서는 서로 말을 아끼면서도 미묘한 입장차이를 드러냈다. 이번 정상회담의 결실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은 일본이 지금까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온 비자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내년 3월부터 9월까지 일본의 아이치(愛知)에서 열리는 만국박람회 기간에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 관광객들을 위해 그 기간에 잠정적으로 비자를 면제하고 이것이 성과를 낼 경우 항구적인 비자면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1994년부터 일본인 관광객에 대해 비자를 면제해 주고 있으며 상호주의에 따라 일본에도 같은 조치를 요구해 왔다. ‘높은 수준’의 한ㆍ일 FTA 체결을 위한 환경조성을 위해 양국이 공동 노력하기로 한 것도 귀중한 성과로 꼽힌다. 양국은 그 동안 동북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FTA 체결을 추진해왔다. 일본 정부는 FTA를 조속히 체결하되 그 시점까지 합의 하자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내부적으로 내년 말까지 FTA를 체결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일부 국내 제조업체들의 반대를 감안해 시기를 못박는데 난색을 보였다. 북핵 문제 해결의 해법에 대해 의견일치를 본 것 역시 큰 소득이다. 두 정상은 한ㆍ일, 나아가 한ㆍ미ㆍ일간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했고 북핵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될 경우 북한에 대해 전폭적인 경제협력을 한다는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자리에서는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과거사 문제를 꺼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장에서도 “혼삿날에는 장사(葬事)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속담을 언급하며 말을 아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정부간 새로운 합의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는 한 제 임기동안엔 공식 제기하거나 쟁점화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친일반민족진상규명특별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한나라당 등 국내 보수세력으로부터 반발을 불러왔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이전 일본 총리 시절에 대체참배시설을 만드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상기시켜 고이즈미 총리를 곤혹스럽게 했다.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의 입장이 분명한 만큼 이런 자리에서 재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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