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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공유가 조직 살린다

한달 전 서울경제신문에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대학생의 기업관, 그 영향과 개선방안'에 대한 조사보고서를 다룬 기사의 제목은 'CEO(최고경영자)의 최고덕목은 미래비전'이었다. 당연한 조사결과이다. 기업이 가야 할 명확한 미래비전을 확립하고 제시하는 것은 CEO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 컨설팅을 통해 비전을 확립하는 데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비전을 확립하는 일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비전을 임직원 모두가 공유하고 실행하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분명한 미래비전일지라도 임직원 모두가 공유하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 회사가 도대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는 임직원들의 의견이 있다면 그것은 비전이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의도하는 것이 임직원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것 같다' '경영 컨설팅을 받은 후에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등 노력은 많이 했지만 성과는 적은 것 같다' '아직도 우리 기업의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는 등의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그 기업의 비전 공유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증거이다. 비전의 공유를 위해 CEO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바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란 CEO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며 동시에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에서 홍보부서의 이름을 기업 커뮤니케이션 부서로 바꾼 회사의 숫자가 지난 92년도에는 135개였지만 98년에는 350개로 늘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외부고객을 향한 홍보활동보다 내부를 포함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와 조직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비전 공유를 위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가 중요한데 첫째가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를 만드는 일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수직적일뿐만 아니라 수평적으로도 원활해야 한다. 그래서 사내보, 사내방송, 사내 이벤트, 뉴스레터, 인트라넷 등의 물리적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뿐만 아니라 각 직급이 참여하는 여러 위원회나 동호?등의 유연한 통로도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그 통로에 보내는 메시지의 관점이다.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를 통해서 전달되는 비전에 대한 메시지들은 임직원들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야 한다. CEO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메시지들은 일방적인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기 쉽지만 임직원의 관점으로 녹여낸 비전에 대한 메시지들은 훨씬 이해하기 쉽고 설득적이다. 예를 들어 '고객만족'을 강조하는 메시지보다는 '고객만족을 위해 우리는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훨씬 따라 하기 쉽다는 것이다. 셋째는 지속성이다. 잭 웰치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열번 말하기 전에는 한번도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만큼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지속적이라는 것은 반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보낸 메시지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그 반응을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메시지를 만들어가는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지속성이다.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경영요소는 사람이다. 사람이란 비전을 가질 때만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또한 최선을 다하게 된다. 미래비전을 확립하는 것이 CEO가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이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미래비전을 공유하도록 하는 일이다. 미래비전 공유의 유일한 수단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다. 그러므로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활용은 CEO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실천적인 방법이며 동시에 비전 공유의 관건이다. 손용석(인컴브로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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