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포스코가 어제 국내 계열사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강도 높은 쇄신안을 발표한데 이어 오늘은 곧장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한편 현대제철은 이번주 초 성장세에 가속도를 내겠다며 2025년까지 3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내놨습니다. 두 철강업체의 상반된 분위기를 정훈규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이번주 각각 하루 차이로 중대 발표를 했습니다.
두 철강업체의 수장이 비슷한 시기에 중대 발표를 했지만, 내용과 분위기는 극명하게 대조됐습니다. 권 회장은 어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포스코를 살리기 위한 강도 높은 쇄신안을 발표했습니다.
발표가 있은지 하루만인 오늘은 쇄신을 이끌 수뇌부 임원 인사를 곧장 단행했습니다.
포스코그룹 전반의 구조조정을 기획하고 주도해 온 가치경영실을 대거 물갈이한 것입니다. 신임 가치경영실장에는 최정우 대우인터내셔널 기획재무부문장(부사장)이 선임됐고, 전임자인 조청명 부사장은 지난달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매각 논란 끝에 경질돼 포스코플랜텍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앞서 발표된 쇄신안에는 현재 47개인 국내 계열사를 2017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해외법인도 30% 정도 축소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이 담겼습니다.
또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신규사업 투자 과정에서 담당자들을 명시하는 투자실명제를 도입하고 책임을 묻기로 해 조직 내 긴장감을 높였습니다.
반면 고속성장 중인 현대제철의 우유철 부회장은 권 회장보다 하루 앞서 미래를 향한 희망을 말했습니다.
우 부회장은 이번 비전선포를 통해 ‘종합소재 기반의 가치창출 기업’이라는 미래 청사진과 함께 2020년까지 매출 26조원, 2025년까지 3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를 내놨습니다.
또 매출 31조원 규모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현재 철강분야에 한정돼 있는 소재개념을 비철과 비금속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권회장과 우부회장의 상반된 행보는 움츠러들고 있는 포스코와 성장에 속도가 붙은 현대제철의 최근 상황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2011년 이후 포스코의 매출액은 줄곧 큰 폭으로 줄어왔지만, 현대제철은 2011년부터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해 지난해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습니다.
연도별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개별기준 매출액을 살펴보면 2010년 23조원 이상의 격차를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13조원 규모로 줄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포스코(8.04%)는 개별기준 영업이익률에서 현대제철(8.98%)에 추월을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박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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